[2020 WM하우스 전략]유안타증권, 상품판매 '드라이브'..무기는 '리스크관리'[thebell interview]신남석 리테일본부장 "브로커리지 쏠림 해소…지점 비즈니스 고도화"
김수정 기자공개 2020-03-10 07:43:3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안타증권의 올해 중점 과제는 금융상품 잔고를 확대하는 것이다. 5년 넘게 이어진 동양사태의 여파를 털어내고 올해를 상품 영업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브로커리지에 쏠린 수익 구조를 해소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 핵심은 철저한 리스크관리다.이와 함께 해외 상품과 주식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오프라인 자산관리(WM) 영업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을 들여오고 지점 고객 주식 자산을 트레이딩 실력이 우수한 PB들에게 집중시키는 작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고객 수익률이 제고되고 회사도 성장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올해 상품 잔고 1조5000억원 확대...리스크관리 '강점'"
올해 유안타증권 리테일본부의 최대 목표는 금융상품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동양사태 이후 5년여 동안은 사실상 상품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웠다. 크레딧 이슈를 겪은 만큼 고객들의 불신을 극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신남석 유안타증권 리테일본부장(사진)은 "이제는 상품 영업을 다시 해도 고객들이 어느 정도 믿고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올해부터 상품 자산을 본격적으로 늘려보려 한다"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올해로 6년째 리테일본부를 이끌고 있다. 유안타증권 역사를 통틀어 최장수 리테일본부장이다. 영업점 PB 출신으로 리서치센터장까지 역임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삼성동지점과 방배지점, 압구정지점, 강남지점, 골드센터지점 등의 지점장을 거쳐 2010년 임원으로 승진, 리서치센터장이 됐다. 2013년 리테일본부장을 잠시 맡았다가 이듬해 서부지역본부장으로 발령이 났고 2015년 다시 리테일본부장으로 돌아왔다.
유안타증권이 다시 적극적인 상품 프로모션에 나선 건 작년 하반기부터다. 기존·신규 고객을 관리하는 한편 이탈한 과거 고객들을 되돌리기 위한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2018년말 9조원 수준이던 상품판매 잔고는 작년 말 9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상품 판매 수익 역시 2018년 대비 25% 가량 늘었다. 올해도 연중 내내 다각도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금융상품 판매 잔고를 작년 말 대비 1조5000억원 가량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영업직원 1인당 관리하는 금융상품 잔고가 최소 두배는 늘어나야 한다는 게 신 본부장의 생각이다. 현재 영업직원 1인당 상품 잔고는 135억원이다. 대형사의 경우 1인당 금융상품 잔고가 400억원대에서 많게는 500억원을 웃돈다. 물론 유안타증권의 경우 회사 규모에 비해 영업직원 수가 많아 타사와 단순 비교할 순 없다. 신 본부장은 "지금 영업직원 1인당 상품 자산이 부실자산 다 제외하고 약 135억원으로 경쟁사들에 크게 못 미친다"며 "1인당 상품잔고가 250억원은 돼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상품 잔고를 늘리는 과정에 가장 중점을 둘 부분은 리스크관리다. 리스크관리는 유안타증권 리테일본부가 자신 있게 강점으로 내세우는 경쟁력이다. 동양사태로 홍역을 앓은 덕분에 오히려 빈틈 없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지금은 리스크 통제에 있어서 만큼은 타사 대비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신 본부장은 "요즘 라임 펀드나 헤리티지,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등 상품 관련 이슈가 많은데 우리는 한 건도 안 걸렸다"며 "최근 2년 간 우리가 판매한 상품이 500여건인데 문제가 된 건 5건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상품들의 경우에도 심해야 상환 지연 수준이었다"며 "고객 돈을 못 돌려주거나 하는 큰 문제는 사실상 없었다"고 소개했다.
독일 헤리티지 DLS를 조기에 판매 중단할 수 있었던 것도 철저한 리스크 심사 덕분이다. 신 본부장은 "헤리티지 DLS를 2017년 중순 가장 먼저 팔았는데 운용사 측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라든지 등기부등본을 확인시켜달라는 우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우리로선 실체가 확인되지 않아 최초 판매분이 6개월 만기 상환된 이후 판매를 중단했는데 결국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상품 자산 확대 필요성이 제기된 건 현재 리테일 수익 포트폴리오가 브로커리지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신 본부장은 "지난해 회사는 800억원 가량 순이익을 냈지만 리테일은 거래대금 감소 여파로 실적이 안 좋았다"며 "금융상품 기반이 아직 안 잡혀 있어서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큰 편인데 이 비중 줄이는 게 올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올해부터는 아시아 중심으로 아직 국내 소개되지 않은 해외 상품을 발굴해 들여오는 작업에도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신 본부장은 "올해는 해외 금융상품이나 해외 주식 관련 비즈니스를 더 활발히 전개할 것"이라며 "국내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찾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싱가포르나 홍콩 쪽 상품을 소싱해 우리 고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돈 벌어주는 PB에게 돈 몰리도록 할 것...고객 수익률 '최우선'"
오프라인 자산관리 사업의 체질 개선도 병행한다. 특히 주식 자산의 경우 트레이딩 실력이 좋은 직원에게 자산이 자연스럽게 몰리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신 본부장은 앞으로 오프라인 자산관리 시장이 점점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객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면서 고객 수익률이 우수한 소수의 PB들 간 경쟁하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다.
때문에 앞으로 영업점에선 수익률에 불만족한 주식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트레이딩 실력이 좋은 PB에게 주식고객을 몰아준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신 본부장은 "영업직원들이 고객 주식자산으로 돈을 벌어주느냐 못 벌어주느냐에 따라 관리자산 규모가 점점 분명히 갈릴 것"이라며 "돈 벌어주는 PB에게 돈이 몰리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조명했다.
그는 "유안타 영업점 직원들도 트레이딩 실력이 모두 다르다"며 "트레이딩 실적이 안 좋은 A직원의 고객자산이 타사로 이탈하는 것을 막으려면 상대적으로 주식 운용을 잘 하는 B직원에게 A직원 고객 자산을 이전하는 게 고객과 회사에게 모두 좋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유안타 마스터 랩'은 이런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주식매매 실력이 검증된 지점 PB들과 본사 랩운용팀 부장 등 3명이 각자 본인 이름을 걸고 운용하는 상품이다. 유안타증권은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주식자산들을 이 랩에 집중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방침이다. 관리 자산을 넘겨준 PB에게도 성과보수의 일부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자산 이관을 유도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동한 고객이 수익률에 만족하면 더 많은 자산을 맡기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본부장은 "아직 적극적으로 자산을 넘겨주려는 직원이 없는 게 사실인데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본사 차원에서 영업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사업의 경우 콘텐츠 질로 승부한다는 기존 기조를 이어간다. 신 본부장은 "우리가 온라인 수수료를 무료화하지 않는 건 질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인이 가이드 없이 그저 주어진 트레이딩 시스템을 사용하면 수수료는 안 들겠지만 대부분 돈을 잃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개인투자자들이 결국 투자정보와 가이드가 확실한 온라인 트레이딩 시스템이나 실력 좋은 오프라인 PB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방침이다. 신 본부장은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으로 밀어붙여서 상품 자산을 늘리는 데엔 한계가 있다"며 "리스크 관리 능력 같은 강점들이 하나 둘 고객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자산이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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