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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화학사]'PTA 외길' 한화종합화학, 묘수가 없다단일사업 한계...중국발 증설·수요 둔화에 직격탄

이아경 기자공개 2020-03-10 08: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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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초호황기를 뒤로 하고 국내 화학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수익성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관적인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진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화학사들은 선뜻 답안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을 한 번에 뒤흔드는 중국 업체들의 등장도 위협이다. 더벨은 가지각색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국내 화학사들의 현주소와 그들이 직면한 과제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황기 속 사업다각화로 활로를 찾는 석유화학사들이 있는 반면 단일사업으로 고전하고 있는 곳들도 적지 않다. 단일사업은 주력 제품의 시황이 꺾이면 실적도 덩달아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화토탈과 함께 2015년 삼성에서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한화종합화학은 고순도 텔레프탈산(PTA)만을 생산하고 있다. PTA는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와 페트병(PET)의 원료로 사용된다. 연간 생산량은 200만톤이며, PTA의 원료인 파라자일렌(PX)은 주로 한화토탈에서 공급 받는다.

한화종합화학의 PTA는 국내 생산 및 시장 점유율 1위지만, 단일사업인 만큼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중국 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기 쉬운 셈이다.

특히 중국이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000만톤에 달하는 대규모 PTA 신증설에 나서면서 한화종합화학도 한차례 보릿고개를 넘었다. 2014년의 경우 영업손실 41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2013년까지 톤당 10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던 PTA 가격은 2015년 600달러대로 떨어졌고 2017년까지도 700달러를 넘어서지 못했다.


PTA 시황이 개선되기 시작한 건 2018년부터다. 중국의 PTA 신증설 억제와 전방산업인 폴리에스터의 수요 확대 등으로 PTA 평균가격도 다시 톤당 800달러를 넘어섰다. PTA 가격에서 원료인 PX 가격을 뺀 스프레드도 100달러 이하에서 다시 200달러까지 상승세를 탔다.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면서 신규 PET의 생산이 증가한 것도 호재였다.

다만 호황기도 잠시, 한화종합화학은 고개를 다시 떨구어야 했다. 지난해부터 다시 중국의 PTA 증설이 줄줄이 이어진 탓이다. 중국화섬신식망에 따르면 2019년 6월1일 기준 중국의 PTA 생산능력은 연산 4678만톤에 육박했으며, 작년 4분기부터 올해에 걸쳐 총 1880만톤의 신규 생산능력의 가동 개시가 예정돼 있다. 이밖에 250만톤 규모의 2개 PTA 프로젝트가 인도와 미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증설과 반대로 폴리에스터 수요가 감소하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이다. 동절기는 폴리에스터 비수기인데다 코로나19 여파로 PTA 시황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중국 폴리에스터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중국 PTA의 재고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른 PTA 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PTA는 중국 자급률이 100%를 넘었다"며 "한화종합화학은 PTA 단일산업이기 때문에 시황 개선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활로를 모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뾰족한 묘수가 없는 만큼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IPO) 역시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될 전망이다. 한화종합화학은 2015년 삼성과 체결한 주식 매매계약에 따라 2021년 4월까지 IPO를 해야한다. IPO가 불발되면 삼성은 한화에 남은 지분 24.1%를 일정 금액에 팔 수 있는(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한화종합화학 지분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각각 39.16%, 36.05%를, 삼성물산과 삼성SDI이 각각 20.05%, 4.05%를 들고 있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현재 원가 절감 및 안정 가동에 힘쓰고 있다"며 "가동률 조정은 현재 계획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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