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쌓은 한화종합화학, 연속 무배당 왜? 한화토탈서 받은 배당금 매년 축적, 삼성 엑시트 후 배당 나설듯
박기수 기자공개 2019-04-15 07:51:27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2일 1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3세들이 보유한 에이치솔루션 계열의 한화종합화학이 피출자회사인 한화토탈의 대규모 배당에 곳간을 두둑이 채워나가고 있다. 2015년 한화로 주소를 옮긴 이후 한화종합화학이 한화토탈로부터 받은 배당액만 총 1조원이 넘는다. 하위 회사로부터 폭발적인 배당금을 받는 것과는 다르게 한화종합화학은 배당 정책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종합화학은 50% 지분을 보유한 한화토탈로부터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총 3085억원을 배당받았다.
삼성에서 한화로 주소를 바꾼 이후 한화토탈은 매년 70% 이상의 높은 배당 성향을 기록하는 중이다. 지난해도 연결 기준 순이익 8243억원 중 총 6169억원을 배당해 74.84%라는 높은 배당 성향을 보였다. 한화종합화학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조315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
한화토탈의 폭발 배당만큼이나 눈여겨볼 점은 한화종합화학의 배당 역사다. 한화종합화학은 간판을 삼성에서 한화로 바꾼 이후 단 한 번도 배당을 한 적이 없다. 가장 최근의 배당은 2015년 4월 이뤄진 배당으로 총 524억원을 빅딜 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다른 의미로 아직 한화토탈로 벌어들인 과실이 김승연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전무 등 오너 일가가 주주로 있는 ㈜한화나 에이치솔루션까지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한화종합화학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전무를 비롯한 삼형제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의 손자 회사다.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토탈'의 지배 구조가 구축돼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화종합화학의 주주 구성에 주목한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케미칼이 각각 39.16%, 36.05%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 삼성물산과 삼성SDI도 각각 20.05%, 4.05%의 지분을 들고 있다. 여전히 빅딜의 흔적이 남아있는 셈이다. 잔여 지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배당을 진행할 경우 한화토탈로 거둔 수혜의 일부를 삼성에 흘려보내는 모양새가 된다.
삼성의 잔여 지분은 빅딜 당시 맺어졌던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라 한화종합화학이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처리될 예정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은 2021년 4월 30일(한화가 요청하면 2022년 4월 30일)내 IPO를 할 예정이다. 다만 IPO가 불발되면 삼성물산이 풋옵션을 행사하거나 한화종합화학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한화종합화학의 배당은 한화그룹 승계 작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김 회장의 아들들은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 회사인 ㈜한화의 지분을 1~4% 정도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에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를 키워 향후 ㈜한화와 합병해 김 회장의 아들들이 ㈜한화의 지분을 자연스럽게 확보하게 한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실제 일어나려면 한화가 한화종합화학의 지배력을 오롯이 쥐어야 한다는 선결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한편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탄탄한 실적을 냈다. 한화종합화학은 주요 판매 제품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의 시황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별도 기준 477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태양광 에너지 자회사들이 일부 적자를 냈지만 연결 기준으로 봐도 44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17년 1조7875억원보다 4.4% 늘어난 1조8670억원을 기록했다.
배당 축적과 호실적 등으로 재무지표가 지난해 말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한화종합화학의 부채비율은 16.2%다. 2017년 말 74.6%보다 58.4%포인트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도 2017년 말 25%에서 지난해 말 3.4%로 낮아졌다.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배당으로 인한 잉여금이 늘어남과 동시에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말 한화종합화학의 총차입금은 1186억원으로 2017년 말 1조238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SK온, 올해 '9조' 조달 필요…현금흐름 역추적해보니
- [Financial Index/디스플레이]LGD는 유형 자산, 삼성D는 현금 비중 포트폴리오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SK온의 묘수, '현금 많은 자회사와 합병설'…엔무브 외 후보는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솔브레인홀딩스, 미국 법인에 전폭적 지원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동화일렉의 보물 '중국', 유럽·미국 확장 기반
- [K-배터리 파이낸스 분석]엔켐, 운전자본 '다이어트'…투자 재원 마련 묘수
- 'IFRS'라는 시스템
- 스마일게이트RPG, 기업가치 '7조' 추산…IPO 전망은
- 'K-GAAP과 IFRS 사이' 스마일게이트의 CB 스토리
- 스마일게이트, CB 전환권 만료 덕 순이익 '8512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