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운용사 열전]해외투자 '가속페달' 삼성SRA, 실적 '퀀텀점프'해외펀드 설정액 4조 '돌파', 국내 성과보수 실적 기여…'제2 경제도시' 공략 구상
최필우 기자공개 2020-03-16 13:05:06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해 부동산 특화 운용사중 영업이익 규모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코어 오피스를 중심으로 탄탄하게 다져진 포트폴리오가 실적으로 연결되면서 퀀텀 점프에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부동산 매각 성과보수와 급성장한 해외 펀드 운용보수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올해 취임한 경영진은 투자 지역 다변화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주요 투자 국가별 '제 2경제도시'에도 삼성SRA자산운용의 코어 오피스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물권이 풍부한 만큼 성장세 지속이 전망된다.
◇부동산 특화 운용사 중 영업이익 '1위', 전체 운용사 '4위'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해 영업이익 6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특화 운용사중 1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경쟁사로 꼽히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절반 수준인 309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탁월하다. 비교 범위를 전체 자산운용사로 넓혀봐도 삼성SRA자산운용 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759억원), 삼성자산운용(743억원), KB자산운용(625억원) 만이 자리잡고 있다.
핵심 수익원은 펀드다. 펀드 운용보수는 7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493억원(189%) 증가했다. 운용보수가 1년 만에 3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삼성SRA자산운용은 2012년말 출범한 이래 2015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펀드 운용보수를 늘려 왔으나 지난해 같은 기록적인 성장은 처음이다.
실적 퀀텀점프 비결은 국내펀드 성과보수다. 2013년 인수한 삼성SDS타워를 매각하면서 챙긴 성과보수가 실적에 반영됐다. 매각가는 6280억원으로 매입가 4000억원을 2000억원 넘게 웃돌았다. 이밖에 재간접투자한 펀드에서도 부동산 매각 차익이 발생, 실적 개선폭을 키웠다. 성과보수 규모가 전례 없이 컸기에 일회성 수익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이같은 엑시트 사례가 꾸준히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투자일임 수수료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2014년 2월 부동산 전문 운용사 최초로 투자자문일임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등록 첫해 자문 수수료 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자문 수수료와 일임 수수료 각각 54억원, 23억원을 기록해 두 항목을 합친 자산관리수수료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자문 수수료가 26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으나 꾸준한 수익원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80% 차지 해외투자 '성장 엔진'…최대 투자지역 '미국'
실적 급증에 기여한 국내펀드 성과보수,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관리수수료와 더불어 삼성SRA자산운용의 수익 근간을 이루는 분야는 해외펀드다. 큰 규모의 성과보수는 매년 발생하기 어렵고 자산관리수수료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삼성SRA자산운용의 성장을 해외펀드가 견인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SRA자산운용의 해외펀드 설정액은 지난해말 기준 4조2000억원이다. 출범 이듬해였던 2013년말 해외펀드 설정액이 1287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국내펀드 설정액은 2013년말과 비슷한 1조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해외에서도 코어 오피스 투자에 집중했다. 지역별 핵심 도시의 우량한 물권을 선별해 해외 투자시 불거질 수 있는 리스크를 차단했다. 또 규모가 큰 코어 오피스 투자에 집중한 덕에 가파른 외형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에 투자된 자금은 삼성자산운용 펀드 설정액 중 35%를 차지한다. 이어 유럽 지역의 비중이 높았다. 독일(17%), 프랑스(9%), 영국(8%) 순이다. 호주에는 2% 비중으로 투자했다. 국내 투자(19%)와 재간접 투자(10%)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7년간 회사를 이끈 오종섭 전 대표와 최영욱 전 투자본부장이 있어 가능했다. 오 전 대표와 최 전 본부장은 각각 미국 부동산 컨설팅 업체 CBRE, GR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 출신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특화된 인물들이다.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가 바탕이 돼 삼성SRA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가 해외자산 중심으로 꾸려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회사를 떠났지만 이들의 네트워크와 노하우는 삼성SRA자산운용 전 조직에 걸쳐 체득돼 있다.
운용보수율이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는 것도 해외 투자 물권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 집행과 펀드 관리에 더 많은 품이 들어가는 해외펀드는 국내펀드 대비 운용보수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금융투자협회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RA자산운용의 펀드 평균 운용보수는 지난해말 기준 26bp다. 경쟁사로 꼽히는 이지스자산운용(22bp)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22bp)을 웃돈다.
◇주요국 '제2도시' 정조준
그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본격적인 도약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삼성SRA자산운용의 입장이다. 지난달 취임한 임범철 대표는 실적 개선을 목적으로 무리한 투자를 감행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리스크관리를 최우선시하는 삼성SRA자산운용의 투자 기준에 부합하는 코어 오피스에 투자하는 것 만으로 지속 성장이 가능한 단계라는 판단이다. 코어 오피스는 삼성SRA자산운용 투자 자산군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해외 투자 지역의 제 2도시를 눈여겨보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 코어 오피스에 투자할 때 파리 지역 부동산만 보는 게 아니라 마르세유 일대의 물권을 함께 검토하는 식이다. 그간 해외투자를 꾸준히 늘려 왔음에도 물권이 뉴욕, 런던, 파리, 뮌헨 등 각국의 경제 중심지에 국한돼 있었다. 도시 외연을 넓히면 해외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게 가능해진다.
삼성SRA자산운용은 "각국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도시에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몰려 매입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제 2도시로 눈을 돌리면 부동산 가격과 소득 수준 기준을 충족시키면서도 우량한 물권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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