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물려도 삼성전자" 저가매수 노리는 자산가들[PB센터 풍향계]주식투자 경험 없는 고객들도 문의 쇄도…'똘똘한 대장주' 투자 기대감
정유현 기자공개 2020-03-19 12:30:3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변동성이 커지며 자산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고객도 있는 반면 저가 매수 기회를 잡기 위해 PB센터에 주식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이 많아졌다.특히 주식 투자 경험이 전혀 없었던 고객 뿐 아니라 10년 이상 주식 투자를 하지 않았던 휴면 고객들이 '삼성전자' 투자에 대한 문의가 많은 점이 특징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조정 국면을 주식 투자의 기회로 보지만 경험이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종목이라 판단되는 삼성전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게 일선 PB들의 시각이다. 다만 PB들은 변동성이 큰 만큼 고객 성향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분할 매수를 권하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PB센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에 투자하기 위해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늘었다. 증권사 뿐 아니라 은행 PB센터에도 문의가 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주식 투자를 하기 위해 현금 여력을 체크하는 고객도 많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올해 들어 6만원선을 넘기도 했으나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글로벌 증시에 퍼지면서 4만원대로 내려앉았다. 6만원대였던 한국 시장 대장주가 4만원대로 빠지니 투자를 고려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증시 하락은 '공포감'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 추세에 접어들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배경이 됐다.
강남에 위치한 A은행 센터 PB는 "PB 1명당 3~4명 고객의 삼성전자 투자 관련한 응대를 하고 있다"며 "바닥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지수별로 30%씩 분할 매수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예를 들어 3만원 대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도 매수할 수 있도록 여력을 남겨두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자산가들이 삼성전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부동산 투자를 통해 '똘똘한 한채' 효과를 경험해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식 투자 자체가 공격적인 투자 기법이지만 이 중에서도 대장주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평가되는 삼성전자 같은 우량주나 지수형 상품에 투자하면 향후에 무조건 오를 것으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미래혁신을 계속 이어간다고 가정하면 부동산 못지않은 수익을 안겨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여기에 사실상 제로 금리 시대가 열리며 주식 매매 차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생겼다.
실제로 증시가 하락하며 개인들의 삼성전자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던지는 물량을 개인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 3196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2조 6924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A은행 PB는"부동산 '똘똘한 한채' 투자의 경험을 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줄여 심플하게 삼성전자를 투자하고 있다"며 "펀드 수익률 회복보다 삼성전자 주가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보며 물려도 삼성전자에 투자하겠다는 심리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사 PB센터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동에 위치한 B 증권사 PB도 "부동산 투자만 해왔던 자산가가 증시가 하락한 만큼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왔다"며 "종목 투자의 경우 지수별로 분할 매수를 추천하며 대응하고 있고 또 심플하게 지수형 ETF 관련 상품도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를 통한 투자 정보를 얻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역으로 제도권에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명동의 C복합센터 PB는 "유튜브에서 삼성전자, S&P500 지수 관련 정보가 제공되면서 주식 투자 경험이 없던 분들이 투자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고객 뿐 아니라 주식 투자를 10~20년전에 해보고 안해본 고객들도 삼성전자를 매수하고 싶다는 문의가 있었다. 고객 경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분할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만큼 대부분의 고객들에게는 코스피 지수 1600~1700선에서 매도는 하지말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PB들이 느끼는 이번 증시 하락의 원인은 '공포감'이다. 대부분 2008년 금융 위기와 비교를 하지만 이같은 변동장은 처음이라는 반응이다. 통상 금리 인하 카드를 들면 채권 투자나 금 투자 매력이 올라가지만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물 경기가 안좋아지면 후천적으로 금융에 여파가 왔었지만 미래 실물 경기가 안좋아질 것 같아서 금융 시장 충격이 오는건 특이한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처음 겪어보는 심리장이 펼쳐지며 PB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PB들은 "전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며 이동을 제한하는 초강수를 두자 공포심이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 미리 예측해 대응을 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다"며 "미국이나 이탈리아 확진자가 줄어들거나 백신 개발 소식 등의 이슈가 생기면 증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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