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국제 신용등급 자진 철회…하락 부담됐나 피치 이어 무디스 등급 취소…만기도래 채권 상존, 투심 위축 심화 관측
피혜림 기자공개 2020-03-19 08:37:0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국제 신용등급을 반납했다. 지난해 피치(Fitch)에 등급 철회를 요청한 데 이어 무디스(Moodys) 등급 역시 취소했다. 번번이 '부정적' 아웃룩을 단 이후 등급을 취소하고 있어 신용도 하락 등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국제 크레딧 취소로 롯데쇼핑은 향후 외화 자금 조달 시 평판 훼손에 대한 리스크를 갖게 됐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정기적으로 게재되는 신용평가 보고서 등을 통해 회사의 펀더멘탈을 가늠한다. 이번 등급 취소로 글로벌 채권 투자자에 대한 주요 IR 도구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향후 재조달에 나설 시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BB급 기로서 신용등급 취소
무디스는 18일 롯데쇼핑에 부여한 신용등급(Baa3, 부정적)을 취소했다. 롯데쇼핑의 요청에 따른 결정이다. 피치에 이어 이날 무디스 역시 신용등급을 취소해 롯데쇼핑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공석이 됐다. S&P는 당초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평정하지 않았다.
롯데쇼핑 측은 "당분간 해외 자금조달 계획 등이 없어 신용등급을 자진 철회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부정적' 아웃룩을 받은 후 등급 취소를 결정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1월 피치의 신용등급을 취소했다. 9월 피치가 수익성 지연 등을 이유로 BBB-등급의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단 이후였다.
무디스 등급 취소 정황 역시 비슷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롯데쇼핑의 신용등급(Baa3)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달았다.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롯데쇼핑은 등급 철회에 나섰다.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해 국제 등급 철회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쇼핑의 경우 BBB- 수준의 신용등급이었다는 점에서 한 노치(notch)만 떨어져도 BB급으로 전락한다. 유통업 부진에 더해 최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수익성 저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등급 하향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었다.
◇신용등급 취소 이례적, 투자자 불신 확대 가능성
국제 신용등급 취소로 국제 금융시장 내 롯데쇼핑의 위상이 다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경우 2017년 외화채를 찍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과 관계를 유지해왔다. 해당 채권의 경우 올해 9월 만기도래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글로벌 기관들과의 접점이 남아있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등급 취소로 향후 조달 계획이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 꾸준한 차환 발행을 통해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채권 시장 특성에서 비껴간 것이다.
특히 신용등급은 정기적인 평가 보고서 등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회사 펀더멘탈 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주요 IR 도구로 꼽히는 신용등급을 취소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에 대한 홍보 수단을 제거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등급을 유지할 경우 연간 2~3억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는 점을 감안해 등급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외화채 발행 등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이 조달 후 다시 철회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심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관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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