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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한숨 돌렸던 CJ제일제당, 환율 리스크 극복하나외화부채 2.8조, 곡물수입 1.2조…"실질 익스포져 20%, 5000억 안팎 수준"

최은진 기자공개 2020-03-25 09:34:3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고강도 체질개선으로 한숨 돌린 CJ제일제당이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19발(發) 환율 리스크에 또 발목이 잡혔다. 달러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금융시장 움직임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는 결과로 올들어 원·달러 환율이 10% 이상 올랐다.

CJ제일제당은 달러 익스포져(Exposure, 노출도)에 가장 민감한 기업 중 한 곳이다. 달러 강세로 원재료비 및 외화부채 상승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환헤지 및 매출상승의 상쇄효과로 실질 익스포져는 5000억원 안팎으로 충분히 감내 가능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사업보고서에 외환위험 가운데 미국 달러 환율 노출도가 가장 높다고 명시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2년 전 인수한 냉동식품 회사인 슈완스를 비롯한 그의 자회사 등 미국 혹은 달러기반의 사업이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슈완스를 제외하고서도 미국 매출 신장률이 약 52% 수준으로, 다른 국가와 비교해 월등히 높다.

2019회계년도 연결감사보고서 발췌

뿐만 아니라 원맥·대두·옥수수 등 상당부분의 곡물 원재료도 미국에서 조달하고 있는데 이 규모만 1조2000억원 규모다. 차입금에서 외화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절반 정도로 경쟁사 대비 꽤 높다는 점도 주목된다. 2019년 말 기준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총차입금 6조3000억원 가운데 약 절반인 2조8000억원이 외화부채다. 따라서 CJ제일제당은 달러 환율 움직임에 손익 등이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환헤지 역시 이를 중심으로 단행하고 있다.

출처 : 2019회계년도 연결감사보고서

최근까지 원달러 환율에 대한 CJ제일제당의 입장은 원화강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했다. 2019년 3분기와 4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외화부채에 대한 달러환율을 외환팀에서 민감하게 보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원화강세 기조로 차입금 감소 트렌드에 접어들었다"고 밝힌 것도 이의 일환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일단 중재되면서 위안화가 평가절상되고 이에 대한 동조화로 원화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이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셧다운 위기가 닥쳤다. 모든 금융자산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유동성 경색을 막고자 달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데 따라 달러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확대하면서 일정부분 방어하는 듯 보였으나 달러매입 강도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해 1156.4원으로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23일 현재 1279원에서 거래 중이다. 무려 넉달 사이 11% 급등했다.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원·달러 환율이 10% 이상 상승할 경우 세후이익에 2019년 기준 약 162억원의 손실을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자본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마이너스(-)124억원이다. 환율변동이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달러 익스포져가 높은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두가지 부분에서 부담이 된다. 해외 자회사 등에서 발생한 부채가 환율 상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기준 4조8000억원의 순차입금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CJ제일제당은 순차입금을 기준으로 당분간 4조원대로 관리하고 궁극적으로는 그 이하로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환율 리스크로 부채 관리 계획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두번째로 원재료비 상승을 꼽을 수 있다. 달러 기반으로 곡물을 구매하는 게 약 1조2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원재료 및 상품매입액이 총 7조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원가의 약 20% 수준이 환위험에 노출 됐다고 볼 수 있다. 원재료비가 상승한다면 원가부담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등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CJ제일제당 측은 환헤지와 글로벌 매출을 중심으로 한 상쇄효과로 인해 환율변동 익스포져는 5000억원 안팎 정도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외화부채가 환율 변동성에 따라 확대되는 수준 만큼 매출도 오르기 때문에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는 논리다. 즉 달러부채가 10억 늘면 달러매출도 10억 늘어나면서 부담이 상쇄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해당 통화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이종통화부채 인데, 이 규모는 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이 마저도 약 80%정도를 헤지하고 있다. 나머지 2000억원 정도가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 돼 있다는 설명이다. 유산스(USANCE) 부채가 1700억원 정도 있지만 이 역시 수출과 관련된 부채인 만큼 상쇄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번째로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곡물구매 비용도 70~80% 수준에서 환헤지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2400억원 정도가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외화부채와 원재료비의 환율노출도는 단순계산으로 4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물론 이 정도 수준은 현금성 자산만 약 7000억원을 확보하고 있는 CJ제일제당 입장에선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예상치 못한 국면이 펼쳐지는 데 따라 부채관리 계획 등 일부 전략의 수정은 불가피 하다. 현실적으로 상쇄효과로 인해 큰 변동성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재무회계상 보여지는 숫자는 변동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조개편을 한창 진행하며 전체적인 경영지표 개선을 목표로 삼았던 재무부서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상당부분의 체질개선을 꾀하며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선을 이끌어 냈던 상황에서 또 다른 도전이 닥친 데 우려가 만만치 않다. 이에 재무부서 내부적으로도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전략 재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달러환율에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은 맞으나 실질적인 익스포져는 2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약 70~80%를 환헤지 해놓은 상황인데다 글로벌 매출이 확대되는 데 따른 상쇄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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