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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을 '바다이야기'로 보는 편견

양용비 기자공개 2020-04-02 07:24:3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록체인은 바다이야기 같은 거 아닌가요?”

한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표는 정부 고위관계자에게 이같은 이야기를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위해 만든 자리가 끝난 뒤 들은 이야기라 더욱 서글펐다. 업계와 소통을 한 이후에도 정부가 생각하는 블록체인은 도박이라는 편견에 갇혀 있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취재하기 위해 20여곳과 접촉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본업에 대한 고민이 컸다. 풍운의 꿈을 안고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을 시작했지만 과도한 규제와 정부의 편견에 사업 방향을 틀겠다는 업체가 많았다. 블록체인 업체라고 소개 받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포기해 고사하는 기업도 허다했다.

블록체인 업계는 정부의 무지와 전쟁 중이다. 현재 국내 블록체인 업계는 정부에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을 납득시키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인터넷 시대의 약점을 보완해 나가는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기술 기반 암호화폐가 부각된 것은 2018년이다. 한 차례 광풍이 분 이후 블록체인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커졌지만 편견은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투심도 얼어붙었다.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탈(VC) 모두 블록체인 관련 기업 투자에 인색하다. 그들이 조성하는 펀드에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까닭이다.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려 해도 정부 쪽 LP 대부분이 경계합니다. 그래서 유망한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있다해도 다른 분야보다 보수적으로 바라봅니다."

VC 업계가 바라보는 블록체인 업계의 현실이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가 핵심이라 국가간 장벽을 허무는 산업이다. 번뜩이는 기술력만 있다면 글로벌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타 산업과 비교하면 유니콘 기업의 탄생도 용이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노력이 아쉽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업계는 정부에 블록체인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사람이 부족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공덕을 블록체인 기업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환영할 만 하다. 블록체인은 도박인 바다이야기와 같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업계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겠다는 사인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다만 블록체인 관련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양성해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선행돼야 유니콘 발굴도 꿈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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