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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옛 사옥, 매각 지연 한양건설, 우협 지위 반납 후 코로나 악재…주관사 "매각가 논의중"

신민규 기자공개 2020-04-02 08:38:5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옛 사옥인 성암빌딩 매각 일정이 연기될 전망이다. 이달 말까지 예정대로 딜을 마무리지을 예정이었지만 다소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한양건설이 매입계획을 철회한 데다가 코로나19 등이 발생한 탓에 각종 변수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성암빌딩 매각을 위해 차순위 협상자와 매매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우선협상자였던 한양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모다아울렛이 중간에 빠진 탓에 매매계약을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차순위 협상자와 협상을 통해 이달말 거래완료를 목표로 했지만 일정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 제시했던 1600억원의 매각가격도 차순위 협상자와 재논의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에스원 측은 "딜 클로징 시점은 다소 미뤄질 것 같다"면서도 "거래 논의는 잘되고 있다"고 매매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성암빌딩은 1월 일찌감치 우선협상자를 낙점했지만 한양건설이 우선협상 지위를 반납하는 바람에 일이 틀어졌다. 매각이 무산된 이후 코로나19 악재가 등장했고 다수의 부동산 딜이 잔금을 치르지 못해 보류됐다.

이번 딜에는 신영, 엠디엠, 미래인, 마스턴자산운용 등 대형사 15곳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일부 대형 디벨로퍼는 1600억원의 가격에 부담을 드러낸 바 있다. 대지면적이 3252.8㎡인 점을 감안하면 3.3㎡당 1억6000만원을 상회하는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더라도 향후 개발과정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건물은 지난해 리모델링을 거치긴 했지만 1985년 준공된 건물로 노후화가 진행됐다.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통해 이익회수가 가능하다.

성암빌딩이 들어서 있는 부지는 일반상업지역과 3종일반주거지역이 걸쳐있는 노선상업지다. 기존 용적률(250% 안팎)보다 완화된 용적률을 적용받아 신축 건물을 올리면 개발차익을 볼 수 있다. 개발부지 확보에 목말랐던 디벨로퍼나 일부 부동산 전문 운용사 입장에선 구미를 당기는 요소였다.

높은 개발가치는 투자매력을 높이는 요소였지만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반대 상황이 됐다. 부동산 개발 분위기가 냉각돼 있어 분양성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신규 사업지 확보보다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중요해진 셈이다.

성암빌딩의 최종 거래가격은 인접부지의 매각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성암빌딩을 따라 도산공원 사거리로 가다보면 두산건설 본사가 위치해 있다. 두산건설은 두산분당센터 신사옥 입주를 앞두고 있어 논현동 사옥을 처분해야 한다. 올해부터 두산건설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옥을 재매입한 뒤 매각 수순을 밟는 과정이 유력하다. 두산건설 입장에선 성암빌딩 거래가 흥행할수록 유리한 면이 있다.

매물로 나온 성암빌딩은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인 아모스프로페셔널과 에스트라가 2017년까지 입주해 있던 건물이다. 서울 용산구 신사옥이 완공되면서 이 계열사들은 모두 신사옥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성암빌딩은 우리은행, 태평양개발 등으로부터 임대수익을 거둬왔다.

시장 관계자는 "자금조달을 해놓고도 착공을 미루는 사례가 나타날 정도로 건설경기가 올스톱된 분위기"라며 "대규모 개발을 실시하기에는 상존하는 변수가 많아 거래가격이 그대로 성사될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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