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2벤처붐' 영향으로 지난해 벤처투자가 4조원을 넘어서면서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벤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성적표가 공개됐다. 투자를 많이 받은 기업일수록 일자리 창출 역량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벤처투자가 기업의 성장과 함께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모처럼 브리핑을 열고 5년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 3339곳이 일자리 4만8000개를 창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창업초기 기업의 경우 투자금 10억원당 5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예비 유니콘 기업 500개를 육성하는 'K-유니콘' 프로젝트 등 청사진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다른 행사들은 온라인으로 진행했지만 이번 브리핑은 연기 3주 만에 강행했다. 당국 입장에서는 그만큼 중요한 일정이었다. 기존 산업의 일자리 씨가 마르는 상황에서 모처럼 단비 같은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초기기업들이 VC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해마다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 추가 투자를 받을 때 투자금의 용처를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인재 채용이라고 답한다. 초기기업들이 성장하며 일자리 창출의 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침체기를 맞은 기업들 사이에선 곡소리가 나온다.
특히 여행, 이벤트, 스포츠, 교육 등 오프라인 대면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들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매출이 나날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찍이 재택근무를 시행해 직원들끼리 얼굴을 본지도 오래다. 푸른 꿈을 안고 창업한 대표들은 불확실성에 휩싸이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업 계획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IR, 비즈니스 미팅 등 투자유치 활동도 불가능한 상태다. VC의 투자 보류도 통보받았다. 그저 기존에 받아둔 투자금으로 버티는 상황이다. 돈줄이 마르면서 사실상 하루살이로 전락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업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이 지금처럼 고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얼마 전 한 스타트업 대표가 메일을 보내왔다. 기존 사업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위기를 타개해보겠다는 내용이었다.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5년 간 창출된 일자리 수보다 향후 5년 간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실효성 있는 특단의 대책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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