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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매중단' 디스커버리운용 美 펀드 투자구조는 '펀드-SPV-렌딩플랫폼-소상공인' 단계로 투자금 유입…판매사 불완전판매 '불똥'

이효범 기자공개 2020-04-13 08:04:2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미국에 투자한 펀드들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수천억원의 투자금 상환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펀드 투자구조에 관심이 모아진다. 판매사를 통해 가입한 펀드 수익자의 투자금은 특수목적법인과 렌딩플랫폼 등 2단계를 거친 뒤에야 기초자산에 도달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이 절연되지 않고 결국 펀드 투자금 회수를 가로막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현지 운용사 부실로 투자금 회수 난항…SPV로 역외펀드 등록 '우회'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설정한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판매규모는 18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펀드 판매사는 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을 비롯해 일부 증권사 등이다.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의 투자구조는 '펀드-특수목적법인(SPV)-렌딩플랫폼-소상공인'으로 이어진다. SPV는 미국 운용사 DLI(Direct Lending Investment)의 관계사인 DLG(Direct Lending Global)이다.


DLG는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를 대상으로 발행한 선순위채권으로 자금을 모집한 이후, 렌딩플랫폼에 직접 자금을 분산투자 한다. DLG가 렌딩플랫폼이 발행하는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형태를 띤다. 이 과정에서 적합한 렌딩플랫폼을 선별하는 건 DLI의 역할이다. 사실상 SPV를 운용하는 셈이다.

DLI의 투자역량에 의존하는 구조다. 그렇다면 디스커버리펀드가 DLI의 펀드에 직접 투자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실제로 지난 2016년 국내에 출시된 소상공인대출펀드 중에는 미국 운용사의 인컴펀드를 통해 소상공인대출에 투자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펀드가 해외펀드에 직접투자하지 않고 SPV에 직접투자할 경우 국내에서 거쳐야 할 절차를 상당부분 간소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역외펀드를 국내에 소개하려면 금융당국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그 절차가 만만치 않고, 등록 이후에도 공모펀드와 같은 정보공개를 지속해야 한다"며 "해외 재간접 투자시 이를 피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서 중간단계를 두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펀드는 SPC에 투자한 셈이라 지분 취득 신고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환매에 차질을 빚고 있는 건 DLI가 펀드들을 통해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펀드 투자자들은 운용사와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또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도 DLI가 펀드 수익률과 실제 자산가치를 허위보고한 사실을 적발해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DLI가 운용하는 펀드 자산 등이 동결되면서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도 DLG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들이 1년 가까이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완전판매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환매 중단 사태가 결국 판매사로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기업은행은 투자금 695억원 회수와 향후 대책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환매가 지연되면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을 통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이후로 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에게 환매 중단과 관련된 진행상황을 업데이트한 안내문을 수차례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TF팀을 신설한 이후 법률 검토를 실시해 다른 방식으로 회수할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0억 규모 US부동산펀드도 환매 지연…리파이낸싱 못해 자금 묶여

문제는 소상공인대출펀드 뿐만 아니라 비슷한 구조의 미국 부동산 대출펀드도 올들어 환매 중단 상태라는 점이다. 디스커버리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등도 투자자의 환매 요구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된 두 펀드의 규모는 1000억원 가량이다. 신한은행이 651억원, 기업은행이 219억원, 복수의 증권사들이 130억원 가량 판매했다.

이가운데 US핀테크부동산담보부채권펀드 구조는 앞선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유사하다. 큰틀에서 투자금은 '펀드-특수목적법인(SPV)-렌딩플랫폼-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간다. 특이한 점은 특수목적법인을 운용하는 별도의 현지 운용사를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SPV에 투입된 자금으로 현지에서 어떤 렌딩플랫폼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식으로 사실상 운용을 실시해왔던 셈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한 펀드들의 환매가 중단된 건 선별 투자한 렌딩플랫폼의 부동산대출이 리파이낸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영향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에 자금이 묶인 상태라 앞단에 있는 SPV 역시 렌딩플랫폼이 발행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연쇄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펀드 투자시 구조를 잘 살펴봐야 한다"며 "여러 펀드로부터 자금을 받아 하나의 재간접펀드 형태로 운용할 경우 절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재간접펀드에 투자한 펀드들에게도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초에 이같은 문제점을 예상하고 투자구조를 설계했는지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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