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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 리포트]휴스틸, 높아진 '무역장벽'에 10년 만에 적자유정용강관 호황에 성장, 달라진 통상환경 '아메리칸 드림' 신기루였나

구태우 기자공개 2020-04-17 09:33:4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0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관(steel pipe)은 철강 제품 중 수익성이 낮은 제품에 속한다. 자동차와 가전 등에 들어가는 강판은 한번 납품하면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대량 생산과 대량 납품이 가능해져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반면 강관은 철강사에서 열연코일을 구매해 절단 가공해 생산한다. 주요 원재료인 열연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인건비 등 생산에 들어가는 필수적인 고정비를 합하면 업체 손에 쥐어지는 수익은 극히 적다. 세아제강과 현대제철, 휴스틸 등 강관 업계의 '큰 손'들은 국내 건설시장이 위축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미국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원료로 한 제품의 관세를 인상하면서 강관업계의 '아메리칸 드림'은 퇴색됐다. 현대제철은 이 때문에 강관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3%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방어하기 위해 원가 싸움을 벌이던 강관 업계의 고민이 깊어진 이유다.


신안그룹의 제조 계열사 휴스틸은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2001년 신아그룹에 인수된 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었던 해도 있었다. 2015년 이후 영업이익률은 1% 안팎으로 하락했고, 지난해 적자를 냈다. 철강업계에서는 휴스틸의 미국 시장 의존도를 우려했는데, 현실로 나타났다.

휴스틸이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별도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휴스틸은 지난해 영업손실 37억원, 당기순손실은 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4545억원으로 전년(5370억원)보다 825억원 감소했다. 매출 감소와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적자를 냈다. 연결 기준 매출은 5369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29억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스틸은 글로벌 통상 환경이 악화되면서 적자를 냈다. 지난해 휴스틸은 3320억원을 해외에 판매했다.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수출 비중은 32.8%에 불과했는데 9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방산업인 건설업 등이 부진해지면서 국내 시장은 쪼그라들었는데 해외 시장의 수요는 늘어났다.

현재 휴스틸의 주력 부품은 유정용 강관(OCTG)이다. 유정용 강관은 셰일가스와 오일, 천연가스 시추에 사용된다. 유정용 강관은 2000년대 이후 미국 내 자원개발 붐이 일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2005년 100억원 이하였던 영업이익이 2007년부터 2~3배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었다.

2014년 저유가로 인해 미국 내 셰일가스 개발이 잠잠해지면서 휴스틸의 성장도 제동이 걸렸다. 높아진 무역장벽은 휴스틸에 '트리거'로 작용했다. 미국 상무부는 2017년 국가안보를 명목으로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다.


휴스틸은 당진과 대구 등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조치는 휴스틸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지난해 휴스틸 미국법인의 매출은 189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수출 물량의 56.9%가 미국 법인에서 나왔다. 휴스틸은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데, 관세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관측이다.

현재 휴스틸은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관세율 산정 방식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럼에도 높아진 무역장벽은 휴스틸의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휴스틸은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베트남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현지 시장조사를 마치면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휴스틸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현지에 생산법인을 설립했고 공장을 짓고 있다"며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 사무소가 현지 시장의 정보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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