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글로벌 외형 키웠지만…수익성 주춤 '중국 때문에' [은행 해외법인 경영분석]베트남 BIDV 인수 등 사업 확장 성공...ROA 2018년 절반 수준
고설봉 기자공개 2020-04-23 13:52:0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글로벌사업에서 외형 확대에 성공했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인수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 교두보를 확보했다. 해외법인과 현지 관계기업 등 글로벌사업 관련 법인들의 자산총액이 2018년 대비 44% 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하나은행은 올 3월말 기준 24개국에 걸쳐 총 199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각국에 진출한 해외법인은 12개다. 더불어 현지 금융사 지분인수를 통해 확보한 해외 관계회사는 5개다. 하나은행은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법인 설립과 현지 금융사 지분인수를 통한 관계기업 확대 등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하나은행 연결재무제표에 계상된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12곳은 오랜 정체를 뚫고 자산규모를 늘렸다. 해외법인들의 자산총액을 단순 합산한 금액은 16조82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대비 11.7% 가량 불어난 수치다.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자산총액은 2016년 14조9937억원으로 크게 성장한 뒤, 2018년까지 15조621억원 규모를 유지했다.
하나은행의 글로벌사업 네트워크 확장의 한 축인 해외 관계회사들도 지난해 큰 폭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하나은행은 지분투자한 해외 금융사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글로벌 관계기업은 총 5곳으로 집계됐다. 2018년 대비 1곳 늘었다. 베트남 BIDV 지분투자 덕택이다.
관계기업들의 자산총액의 단순 합산액은 지난해 138조411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까지 이 금액은 61조9257억원이었지만 BIDV를 인수하면서 1년만에 123.5% 급증했다. 이는 하나은행의 지분율을 적용하지 않은 현지 금융사 전체 자산총액이다. 하나은행의 지분율을 적용해 다시 추정한 자산총액 단순 합산액은 지난해 20조547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0조8405억원 대비 89.5%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2018년 대비 추춤했다. 지난해 해외법인들이 거둔 영업이익의 단순 합산액은 97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9524억원 대비 1.9% 가량 늘어난 수치다. 2017년대비 2018년 영업이익 증가세가 13.5%였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순이익은 오히려 2018년 대비 42.8%나 줄었다. 2018년 1212억원이던 순이익 단순합계는 지난해 693억원으로 감소했다.
관계기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BIDV 인수 효과로 크게 증가했다. 2018년 3157억원이던 관계기업 순수익 합산액은 지난해 1조8649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이익은 2018년 367억원에서 지난해 712억원으로 93.8%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법인 및 관계기업들의 수익성도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해외법인들의 자산총액과 순이익 총액을 단순 합산해 산출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1%를 기록했다. 2018년 0.8%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관계기업들의 ROA도 지난해 0.35%로 집계됐다. 2018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됐다.
글로벌사업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은 중국이다. 하나은행은 중국에 해외법인으로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두고 있다. 이외 관계기업으로 길림은행, 중민국제융자리스, 북경랑자자산관리유한공사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4곳의 중국사업 법인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3400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순이익은 1364억원이었고, ROA는 0.07%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이들 4개 법인이 영업이익 6643억원, 순이익 1382억원을 거두며 ROA 0.68%를 기록했었다.
1년여 만에 중국사업에서 수익성이 저하된 원인은 중국 내 시장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내수시장에 위기감을 고조시켰고 기업고객들의 실적 부진이 대출 등급 하락으로 이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중민국제융자리스에서 부실이 대거 발생하면서 해당 법인은 지난해 순손실 253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글로벌사업은 해외법인 설립과 현지 금융사 지분인수를 통한 접근 등 현지 사정에 맞춰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 미·중 무역갈등 요인으로 수익성 악화가 있었지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이를 상쇄하는 등 포트폴리오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새 경영진 임종윤·종훈 형제의 일성 "네버 어게인"
- JB금융, 얼라인에 판정승…이사회 2석만 내주며 선방
- [Company Watch]'TGV 첫 양산' 필옵틱스, 글라스 패키지 시장 선점
- 폴라리스오피스, 한국 AI PC 얼라이언스 참여
- 이에이트, 생성형 AI 접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개
- 일반석서 주총 관람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 ‘책임경영’ 의지 피력
- AI매틱스-한국교통안전공단, AI 기반 버스 사고 예방 MOU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 OCI-한미 통합 결렬
- 휴온스 이사회 입성한 오너3세, 경영 참여는 'NO'
- 필옵틱스, 업계 첫 TGV 양산 장비 공급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ELS 배상 후폭풍]NH농협, 은행권 최고 '배상비율' 나올까…부담감 높아져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새 회계기준에도 펀더멘털 굳건히 지켰다
- 금융사 KPI '검사와 검열 사이'
- [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잘 갖춰진 KB금융 포트폴리오 활용 계열사 협업 확대
- 산업은행, 태영건설 구조조정팀 업무 재조정
- [ELS 배상 후폭풍]하나은행, 자율배상 발표 임박… 발빠르게 리스크 최소화
- [ELS 배상 후폭풍]신한은행, 이사회 논의 시작…배상안 수용할까
- [ELS 배상 후폭풍]우리은행, 선언적 배상안 발표 '명분·실리' 모두 챙겼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삼성생명, 매 분기 킥스비율 저하 원인은
- [금융사 KPI 점검/ KB국민은행]'홍콩 ELS' 부실 여파…'ELS·ELF' 사실상 판매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