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장기물 투심 악화에 3년물 부각 [Market Watch]업종별 수요 양극화…금리 차이도 뚜렷
오찬미 기자공개 2020-04-27 13:28:3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등급 AA급 기업을 중심으로 발행이 이어지면서 공모채 발행 시장의 분위기가 서서히 풀리고 있다. 다만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장기물에 대한 투심은 아직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종별 수요 양극화와 금리 격차 현상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23일 투자은행(IR)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최근 공모채 발행시장에서 3년 중기물이 시장 수요가 들어오는 안정적인 만기구조로 꼽힌다. 향후 사업 전망에 대해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중·장기물에 대한 시장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안정성' 부각, AA급 중장기물 수요 확인 움직임
최근 시장에서는 회사채의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3년물 조달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쇼핑(AA0)은 지난 20일 3년 단일물 총 24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CJ대한통운(AA-)도 3년 단일물로만 1500억원의 수요예측에 나섰다. 또 롯데지주(AA0)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은 지난 21일 각 3년 단기물 11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아주산업(A-)은 이달 22일 3년물 200억원의 수요예측을 단행했다.
최근 일부 기업이 5년물과 10년물 등 중·장기물의 발행에 나서는 움직임도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우량 AA급 기업이기에 가능한 시도다. 이에 아직 시장에서는 발행 상황이 전반적으로 풀렸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장기물 발행은 AA급 기업 중에서도 업종별 특성에 따른 수요이거나 발행사가 투자자와 오랜 기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결과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당분간 분위기가 더 나아지더라도 AA급 이상의 기업을 중심으로 중장기물 발행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3년물에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들어올 수 있어서 발행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때문에 소규모의 장기물 발행을 병행해 시장 수요를 파악할 여력이 있다. 산업은행을 비롯해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기관 역할도 부각된다. 기관이 수요를 뒷받침하면 상대적으로 발행 부담을 낮춘 일부 기업은 장기물에 대한 수요를 확인해볼 수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발행사에서는 3·5년물에 대한 니즈가 항상 있다"며 "다만 중장기물에 대해서는 투자자 수요가 있으면 산업은행이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부담이 커 3년 단기물로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3년물에 대한 시장 수요조차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에 그 이상 만기는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업황별 회사채 수요 및 희망금리 차 '뚜렷'
냉랭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투자자가 증액을 요구하는 발행사도 있다.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에 투자처가 제한적인 까닭이다. 서비스업종은 전반적으로 사업 불투명성이 높지만 기간산업의 경우 경기가 침체하더라도 정책에 따른 우선 투자로 매출이 안정적일 것으로 분류된다. 최근 발행한 SK에너지의 경우 3·5·10년물 각각 2000억원, 400억원, 600억원 모집에 나서 각 6000억원, 2400억원, 1300억원(밴드 내 11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발행사별 희망금리 밴드 차이도 부각되고 있다. 발행 규모가 크거나 시장 수요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민평금리 대비 최대 60~70bp까지 상단을 높여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발행을 앞두고 신용평가사들이 기업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거나 등급하향 '워치리스트'에 등록할 경우 미매각 리스크가 부각돼 금리를 높이는 곳도 보였다. 등급전망이 '안정적' 혹은 '긍정적'으로 유지돼도 사업전망이나 업종별 특성에 따라 발행 규모를 축소하고 금리 밴드 상단을 높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반대로 업종이 안정적인 기업이라 평가되면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가 민평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어쩔 수 없이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은 금리 밴드 상단을 높일 수밖에 없지만 업종 내 1위 기업이거나 업황이 괜찮은 곳은 최근 금리를 낮춰 가는 여유를 보인다"며 "지난해 실적이 괜찮고 사업전망이 안정적인 기업은 발행하기 괜찮은 분위기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