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기' 꽂힌 성호전자 2세, 수직계열 시너지 노리나 사업 목적 추가·개인회사 창업, 본사 주소지도 동일…성장동력 확보 포석
박창현 기자공개 2020-05-06 07:22:1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호전자 오너 2세이자 적통 후계자인 박성재 부사장이 소독기기 사업에 제대로 꽂혔다.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독기기 관련 아이템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데 이어 휴대용 소독기 전문업체까지 창업했다. 성호전자는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전원공급장치(SMPS)'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독기기 사업을 중심으로 한 수직 계열화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올해 초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주 외손자인 박재영 뱅크카드 이사와 함께 휴대용 소독기 업체 '세니텍'을 설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생활 방역 이슈가 주목받자 소독기기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니텍은 회사 설립 2개월 만에 휴대용 소독기 '브이가디언'을 시장에 내놨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소독기기 개발·판매업 외에도 의료용품 및 위생기기 도소매, 전자상거래 사업도 사업 목적에 추가해 향후 사업 확장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부사장이 오너십을 쥐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의 행보도 눈길을 끌고 있다. 박 부사장은 2018년부터 승계 작업에 돌입했고, 지난해 아버지 박현남 회장을 제치고 성호전자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에도 꾸준히 지분 매집에 나서면서 개인회사를 포함해 성호전자 지분율을 15%대로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 성호전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투자자를 자처했다. 예정된 투자금만 25억원에 달한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지분율은 25%를 넘어선다. 사실상 단독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까지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박 부사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구축된 후 처음으로 열린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성호전자는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그 업종이 바로 '소독기기 제조 판매업'과 '전자상거래업'이었다.
시간 흐름으로는 박 부사장이 먼저 세니텍을 창업하고, 한 달 뒤 성호전자가 소독기기 관련 아이템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다시 한 달 뒤 세니텍은 휴대용 소독기 제품을 출시했다. 큰 그림 안에서 체계적이고 일사불란하게 신규 사업이 진행된 형국이다.
성호전자는 전자기기 핵심 부품인 SMPS를 생산하고 있다. 프린터와 공기 청정기, 제습기 카테고리가 주력이지만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에서도 확고한 시장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소독기 제품은 조명기기와 구동 방식 및 내부 부품 등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향후 세니텍과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는데 용이하다는 평가다.
이미 성호전자와 세니텍은 다양한 연결고리로 얽혀있다. 그 중심에 당연히 박 부사장이 있다. 박 부사장은 성호전자에 몸담고 있고, 세니텍에서도 유일한 이사회 멤버(사내이사)다. 또 세니텍 본점 위치는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05-17'로 성호전자 본사 주소지와 동일하다. 세니텍이 성호전자의 신사업 담당 법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성호전자가 지난해 5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확장 및 수익성 확보에 대한 고민이 크다"며 "활로 모색을 위해 소독기기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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