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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인수 '무기한' 연기?…취득 예정일 변경 '해프닝'계약서상 거래종결기한은 6월27일…"인수절차 진행 중"

유수진 기자공개 2020-04-29 19:28:0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1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을 변경하며 딜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소문에 휩싸였다. 공시상 취득 예정일을 '빈칸'으로 남겨뒀다는 게 주요 근거다. 이를 두고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무기한' 연기했다거나 정몽규 회장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시그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주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명시적인 취득예정일을 뚜렷한 근거없이 적시할 경우 공시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거래소의 지적에 따라 취득 예정일을 '빈칸'으로 둔 것일 뿐이다. 또 계약서상 거래를 종결해야 하는 시점이 선행조건이 충족될 경우 본계약 체결일로부터 6개월 내로 명시돼 있어 아직 두 달 가량 시간도 남아있다.

아시아나항공 딜이 워낙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보니, 또 공시 절차를 잘 이해하지 못하다보니 일각에서 공시 내용을 잘못 해석해 생긴 해프닝이라는 얘기다.

HDC현대산업개발이 29일 정정공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을 변경했다.

현대산업개발은 29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공시를 정정하며 당초 30일로 정해뒀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본계약 체결 당시 계획했던 것보다 인수 절차가 지연됨에 따라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일정 조정에 나선 것이다. 당초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초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달 중 신주 취득을 마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공시상 취득예정일자를 공란으로 남겨두며 발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하단에 주석을 달아 '구주의 경우 구주매매계약에서 정한 주식이전일이고 신주의 경우 신주인수계약에서 정한 주금완납일의 다음날'이라고 명시했다. 공간상의 이유로 주석을 활용해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취득 예정일을 정하지 않았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낳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거래종결 전 선행돼야 하는 계약서상 주요 조건들도 함께 적었으나 시장의 혼란을 막지는 못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정정공시한 이유에 대해 '주식 취득의 선행조건 충족이 완료되지 않아서'라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포함해 잔금 납부 전까지 이행돼야 하는 조건 중 일부가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공시 중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다. 딜 진행이 일부 지연됐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달 말 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 납입일을 변경하며 이미 시장에 공유된 내용이다.

특히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체결한 계약서 등에 따르면 지금은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인수 절차 기간이다. 계약서에는 반드시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에 거래종결(딜클로징)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본계약 체결일이 지난해 12월27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6월27일까지 유효한 셈이다. 지금으로부터 2개월 내 선행조건을 이행하고 유상증자 납입 등 남은 절차를 마치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심지어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기간이 최대 12개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가장 우려가 많았던 중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미 승인이 난 만큼 조만간 러시아로부터도 좋은 소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6개월 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는 얘기다.

오히려 최근 산업은행이 현대산업개발의 요구를 받아들여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하며 딜 진행에 속도가 붙게 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항공업계 지원 방침에 HDC그룹의 인수의지를 꺾지 않으려는 당근책을 더해 1조7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지원책을 내놨다. 특히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5000억원을 출자전환하거나 기존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해 주는 방법 등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지원계획을 내놓으며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업결합승인 절차 등을 완료하고 정상적으로 M&A를 종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만큼 속도감 있게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라는 압박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 충족이 지연되고 있어 취득예정일로 공시했던 4월30일을 계약서상의 문구로 변경한 것"이라며 "인수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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