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日 합작사 실적 개선 '눈길' 해태가루비 3년만에 흑자 전환…“내실 다지기 영향”
정미형 기자공개 2020-05-08 08:20:4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6일 15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니버터칩' 열풍 이후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던 해태제과식품(이하 해태제과)의 일본계 합작사 해태가루비의 수익성이 일본 상품 불매운동 여파에도 반등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다른 합작사인 글리코해태 역시 지난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며 해태제과의 추가 실적 하락을 방어하는 데 기여했다.해태가루비는 지난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439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기록하면서다. 이에 따라 해태제과도 연결 대상인 해태가루비에 대해 1억4000만원의 순이익을 인식했다.
2년 연속 줄어들었던 해태가루비 장부가도 상향 조정됐다. 해태가루비 장부가는 2016년 237억원, 2017년 232억원, 2018년 206억원으로 감소세를 기록해왔지만 지난해는 208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아직 2017년 수준까지 되돌아오진 않았지만 2018년 손상차손을 인식했던 것에서 벗어난 상태다.
매출이 소폭 줄었음에도 수익성이 제고된 것은 비용을 탁월하게 줄인 덕분이다. 재고자산이 줄며 매출원가가 개선됐고 이는 다시 매출총이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7년 96% 가까운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93.4%로 내려앉았다. 판관비도 2018년 28억원에서 25억원으로 소폭 줄였다. 2018년에는 판관비가 매출총이익을 넘어선 탓에 4억원에 가까운 적자가 불가피했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감소하며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졌다. 재고자산 축소폭이 2018년 1억4000만원에서 4억2000만원가량으로 커졌다. 매출채권도 142억원으로 전년동기 159억원에서 17억원가량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추가로 자금을 차입하거나 상환에 나서지 않으면서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잡히지 않자 현금성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글리코해태 역시 장부가액이 27억원에서 3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해태제과 인식한 매출액은 128억원으로 전년동기 140억원보다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이 1억원에서 7억원으로 크게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해태제과 측에 따르면 긴축 경영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일본의 한국 수출 제재에 따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내실 다지는 재무 전략을 꾀했다는 것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었다”며 “내실을 기한다는 측면에서 재무전략을 짠 게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해태제과는 2011년 해태가루비와 글리코해태를 각각 설립했다. 일본 대형 제과 기업인 가루비사와 해태제과가 50%씩 현물 출자해 해태가루비를 설립했다. 같은 해 9월 일본 유명 제과업체인 에자키글리코사와 해태제과가 60% 대 40%의 비율로 현금 출자해 글리코해태를 세웠다.
일본 스낵사와 합작사를 만들어 일본의 선진 스낵 제조 기술을 도입하고 국내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목적에서였다. 당시 신정훈 해태제과식품 사장이 해외 출장을 다니며 신제품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던 때였다. 그렇게 해서 해태가루비를 통해 출시한 게 허니버터칩이었다. 결과적으로 국내 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셈이다.

2014년 출시된 허니버터칩으로 전성기를 맞은 해태가루비는 2015년 매출액 575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후 생산 등의 차질을 빚으며 성장세가 이어지지 못해 이후 실적은 하락세를 보였다. 2017년과 2018년의 경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2018년 기준 해태제과는 해태가루비에 대해 23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글리코해태도 2018년 12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하며 설립 당시 투입한 출자금 16억원의 상당 부분을 상쇄했다. 적자를 내고 있진 않지만 글리코해태 매출이 매년 지속해서 줄어들며 이익 규모가 예상치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글리코해태 매출은 2017년 163억원, 2018년 14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합작사 10년을 맞은 해태가루비와 글리코해태에 대해 추가 운영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가까스로 수익 개선세를 이뤄내며 합작사 지속 운영에 대한 명분을 되찾은 모습이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매출액 6900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제과 시장이 불황을 맞은 데다 원가 상승 등의 영향 탓이었다. 이와 중에 합작사는 순이익 개선세를 보이며 실적 추가 하락을 막았다.
앞선 해태제과 관계자는 “글리코해태의 경우 향후 주력 제품인 ‘포키’의 판매가 11월에 집중된 것을 막기 위한 상품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며 “해태가루비는 감자칩이 주력인 만큼 신제품 출시로 시장에 집중할 계획”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한컴위드, 숭실대와 딥보이스 탐지·음성 인증 기술 공동 연구
- [i-point]크라우드아카데미, '중소기업 근로자 주도훈련' 공식 훈련기관 선정
- 한화에너지, PTA 축소에도 여전한 '임팩트' 존재감
- [Earning & Consensus]시장 우려 넘어선 LG엔솔, 피어나는 반등 기대감
- [i-point]SAMG엔터, 현대차와 대규모 유스 마케팅 '맞손'
- [지배구조 분석]율호 지분 또 매각한 이엔플러스, 경영권 행사 '계속'
- [Korean Paper]하나증권, 관세·탄핵 불확실성 속 데뷔전 나선다
- [원일티엔아이 IPO]수소 투자 드라이브, 후계자 입지 강화 계기될까
- [대한조선 IPO]조선업 슈퍼사이클 진입…실적 호조까지 더했다
- [Company & IB]파트너 새판짜는 LX하우시스, 은행계 '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