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자사주 산 배재훈 HMM 사장, 평가손익 '플러스' 증시 회복세·초대형 컨선 도입 호재 주가 상승
유수진 기자공개 2020-05-12 07:25:4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재훈 HMM 사장의 자사주 평가손익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에 접어든 데다 HMM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도입하는 등 실적 개선에 시동을 걸고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HMM 주가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지난 3월23일 212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조금씩 우상향하고 있는 추세다.◇매달 한 차례씩 자사주 매입…"책임경영 차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 사장은 지난달 28일 HMM 주식 6365주를 추가로 장내매수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3715원으로 약 2365만원 어치다. 배 사장은 지난해 5월 처음 자사주를 사들인 이후 1년간 평균 매달 한 차례씩 매입을 반복해 왔다. 이번이 13번째로 일회성이 아닌 정기성을 띄는 사실상의 월례행사가 됐다.
지난해 3월 HMM에 부임한 배 사장이 자사주를 사들이기 시작한 건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당시(2019년 1분기 기준) 16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산업은행 관리체제에 놓여 있던 HMM의 수장을 맡으며 반드시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CEO의 자사주 매입은 미래에 기업가치가 향상될 거란 기대감을 심어줘 주가하락을 방어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낸다.
특히 배 사장은 주가의 오르내림과 관계 없이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개인 신분이다 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매수하는 주식 수도 매번 바뀌었다. 제일 처음엔 3만4141주를 사들였으나 이후로는 1300~2800주 가량을 주로 샀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사기보다는 매달 시장에 신뢰를 준다는 데에 초점을 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HMM 주가가 오르며 배 사장의 주식들이 평가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배 사장의 보유 주식 수는 총 7만2678주로 매입대금(2조5363만9955원)으로 나눠보면 주당 매입단가는 약 3490원이다. 현재 HMM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 3765원으로 약 8%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해 지난 3월23일 212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한 달 반 만에 77% 가량 반등했다.
HMM 관계자는 "배 사장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매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만4000TEU급 컨선 도입, 규모의 경제 '첫발'
최근의 주가 상승은 HMM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도입하는 등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첫 발을 떼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로 악화일로를 걷던 글로벌 증시가 대규모 경기부양 효과 등으로 회복세에 접어든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달 말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를 인도받아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2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명명식이 진행된 해당 선박은 30일 부산신항에서 출발해 중국 닝보와 상해를 거쳐 이달 8일 얀티안에서 유럽으로 출발했다.
이 선박에는 세계 신기록 수준인 1만9621TEU의 화물이 실렸다. 안전 운항 등을 감안했을 때 2만4000TEU급 선박의 적정 적재량이 1만9600TEU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치로 실은 셈이다. 이는 기존 최다 선적량이었던 MSC사의 1만9574TEU를 뛰어 넘은 세계 신기록이다. HMM은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회원사인 하팍로이드와 원(ONE), 양밍의 화물을 함께 실어 만선으로 출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HMM은 오는 3분기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 사장은 코로나19로 글로벌 물동량이 줄었으나 시나리오별 플랜을 마련해 적시 대응한 결과 지난 1분기에 목표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오는 3분기에 예정대로 경영정상화를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남은 2만4000TEU급 11척과 1만6000TEU급 8척을 차례로 인도 받으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경쟁력과 연비 효율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 사장은 명명식에서 "이번 초대형선 확보와 디얼라이언스 협력 개시를 통해 글로벌 선사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건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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