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콘텐트리, 선제적 유동성 확보 나선 사연은 450억 단기차입 결정, 투자 확대 따른 콘텐츠 '경쟁력' 입증
정미형 기자공개 2020-05-13 13:21:2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1일 15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앙그룹의 콘텐츠 부문 계열사인 제이콘텐트리가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지속된 투자로 여유 자금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불안한 시장 상황이 지속되면서 향후 콘텐츠 제작에 들어갈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에 나섰다는 설명이다.제이콘텐트리는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단기 차입금 450억원 증액안을 지난 8일 결정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제이콘텐트리 본사 빌딩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는 방식이다. 단기차입금 450억원은 자기자본의 10.6% 수준에 해당한다.
이번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은 지난해 잇달아 제작사를 인수하며 덩치를 키운 것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이콘텐트리는 지난해 4월 드라마·영화 제작사 필름몬스터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시작으로 자회사인 JTBC스튜디오(옛 JTBC콘텐트허브)를 통해 영화제작사인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퍼펙트스톰필름도 각각 312억원, 170억원에 인수했다.

모두 종합스튜디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인수였다. 제이콘텐트리는 콘텐츠 투자·배급사로, 산하에 멀티플렉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와 드라마·예능 제작 및 JTBC 콘텐츠 유통을 맡은 JTBC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지난해 영화 제작사 인수로도 손을 뻗으며 콘텐츠 ‘투자-배급-제작-상영’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완성됐다.
그러나 잇단 투자는 재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총차입금이 4340억원으로 전년동기 281억원보다 4000억원 넘게 늘었다. 이에 부채비율도 95.1%에서 176.2%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현금및현금성 자산도 전년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2018년 1416억원에 달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640억원으로 급감했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이 2017년 1004억, 2018년 1427억원, 2019년 2395억원으로 매년 급증하며 잉여현금흐름도 마이너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제작사 특성상 콘텐츠 제작에 들어가는 자금 소요는 단기간에 이뤄지지만 회수는 그 반대인 탓이다. 하나의 드라마에 100억원이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회수하는 데까지는 제작과 방영 이후 판권 판매, 부가 상품 판매 등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제이콘텐트리 같은 투자사 입장에서는 향후 드라마 제작과 운전자본을 위해서라도 여유 자금이 필수적인 셈이다.
특히 캡티브 채널인 JTBC가 이달 중 수목드라마를 신설하면서 연간 드라마 제작에 들어가는 자금이 크게 늘었다. 올해 제이콘텐트리의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는 기존 14편에서 19.5편가량으로 확대됐다.

다행히 투자 확대에 따라 콘텐츠 경쟁력은 크게 강화된 모습이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 ‘보좌관’,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 연달아 히트작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제이콘텐트리의 실적도 상승 추세를 보이며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는 연결기준 매출액 5542억원, 영업이익 35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각각 8.4%, 2% 늘었다.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전환했지만, 방송 부문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이콘텐트리가 ‘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부부의 세계’까지 제작 역량을 재차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이콘텐트리 관계자는 “이번 단기차입금 증가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계속해서 드라마 제작에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선제적인 차원에서 추진해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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