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늘어난 전세대출에 '리스크 확대' 고심 부정여론에 밀려 대출 중단 '철회'…이자·담보율 등 조정은 불가피
고설봉 기자공개 2020-05-19 14:26:54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4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전세자금대출을 억제할 방안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상품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신한은행은 일부 전세자금대출 중단을 결정했다가 부정적 여론에 밀려 하루만에 철회했지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관련 대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기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여신운용 전략 전반에 변화를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이 판매 중단을 검토한 상품은 다가구·다세대·오피스텔 등에 대한 전세자금대출이다. 이들 자산은 아파트에 비해 리스크가 더 큰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 신한은행 내부등급법에 따르면 대출상품별 위험가중치를 다르게 평가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위험가중치를 80%로 적용한다고 하면, 다가구·다세대·오피스텔 등 상품은 이보다 더 가중치가 높다.
하지만 서민 주거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안팎의 경고에 따라 계획을 수정했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는 상품에 대한 대출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던 만큼 금융당국 우려도 있었다.
결정을 보류하기는 했지만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관련 대출 중단 필요성에 대해 여전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려뒀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이 올 1분기 빠르게 증가한 만큼 향후 비중을 더 늘리면 위험도가 상승할 수 있다는 내부 평가다.
신한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9조3930억원에서 올 1분기 말 21조2150억원으로 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은 2.6%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6.7%에서 18%로 1.25% 포인트 상승했다.
4월 한 달간 전세자금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출 증가액은 1조8220억원이었다. 이어 4월에만 추가로 8400억원 가량 증가했다. 4월 말 기준 대출 증가액은 2조6622억원에 달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증가한 전세자금대출(3조3076억원)의 80.5%를 4개월 만에 채웠다.
속도가 빨랐던 만큼 리스크도 함께 상승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 대출의 연체율은 올 1분기 0.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세자금대출이 포함된 일반자금 연체율은 0.52%로 집계됐다. 그만큼 전세자금대출 등이 더 고위험 자산이란 뜻이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대출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올 1분기 신한은행의 자기자본(BIS)비율도 악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말 15.9%에서 15.5%로 0.4% 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기업·가계 대출이 증가한 영향도 담겨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정부의 정책금융 역할 요구에 부흥하기 위해 기업대출을 줄일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가계대출에서 일부 포트폴리오 조절이 불가피하다.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을 줄이는 전략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리스크를 사전 관리를 위해 전세자금대출 증가를 억제할 수단을 고민하고 있다. 상품의 진입장벽을 높이기 위해 이자율을 올리거나, 담보인정비율을 조정해 대출 금액을 줄이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출을 계속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대출 등은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다른 부분에서 대출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모색했고 가계대출 증가세를 조절하는 차원에서 전세자금대출 조절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차그룹 CEO 성과평가]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전동화·전장·비계열’ 다각화 통했다
- [새판 짜는 항공업계]다크호스 이스타항공, 항공업 판도 바꿀까
- [새판 짜는 항공업계]비상 날개짓 이스타항공, 더딘 경영정상화 속도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진에어, 한진칼 통합 LCC 주도권 ‘이상무’
- 체급 키우는 에어부산, 펀더멘털 약점 극복
- [새판 짜는 항공업계]슬롯 지키기도 버거운 이스타항공 '영업적자' 감수
- 티웨이항공, 장거리 딜레마...3분기 이례적 손실
- [CFO Change]기아, 내부 출신 김승준 상무 CFO 발탁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회장 부활' 성과보상 특급열차 다시 달린다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혁신·파격·미래' 2018년 대규모 인사 데자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