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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주도권 싸움 치열 '4인 4색' [기업형GA 분석] ①기업형 중심 산업재편 ‘무게’, 단일경영 유리…감독규제 등 '지각변동' 예고

진현우 기자공개 2020-05-25 13:50:13

[편집자주]

국내 보험업계 ‘판매채널’로 자리매김한 독립보험대리점(GA)의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 불어난 몸집만큼 업계 영향력도 강화되면서 감독당국의 규제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특히 수수료 체계 변화로 오는 2021년 지각변동도 예고돼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단일 경영체제를 갖춘 기업형GA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기업형GA의 하우스별 특징을 토대로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9일 11: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험업 성장기였던 80~90년대는 설계사들이 보험가입을 대가로 보험료를 대납하거나 현금을 지급하는 리베이트가 관행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학연·지연·혈연을 통한 관계영업이 가능했던 것도 산업이 성장했던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성숙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 보험 판매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상품을 소개받던 소비자들의 변화가 발단이었다. 원수보험사들의 상품을 비교해 저렴한 가격대에서 본인에게 최적화된 보험을 선택하길 원했다. 자사 상품만 권유하던 보험사와 달리 수십 개의 상품을 비교·선택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 준 독립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미국에선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신계약 부문은 GA가 보험사 전속채널을 앞섰다. 대형 생보사 메트라이프와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전속채널을 슬림화하고 목표 시장별로 GA들과 판매협약을 맺거나 인수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메트라이프는 전속채널보다 GA투자에 집중했고 푸르덴셜은 제조·판매 분리의 일환으로 전속 GA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기업형GA, 본사주도 경영체제 구축

GA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가장 흔한 구조는 대리점을 관리하는 지사들의 연합형 GA다. 업계 1위 GA코리아를 비롯해 글로벌금융판매, 메가 등이 대표적인 하우스다. 일종의 프랜차이즈 형태로 ‘브랜드’를 공유하지만 영업과 수익배분은 지사별로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원수보험사와의 교섭력을 확대하고자 지사들 간 덩치를 키운 형태로 보면 된다.

두 번째는 기업형 GA다.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인카금융·피플라이프·리치앤코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형의 경우 본점에서 조직과 제도, 규정 등을 모두 관리한다. 최근엔 개인사업자로 분류된 설계사들의 고용·생계안정을 위해 정규직 전환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감독당국의 규제 칼날이 날카로워지자 산업 성장에 발맞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당장의 수수료 논리만으로 영업을 하는 연합형보단 기업형이 중장기적으로 더 나은 포지셔닝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설계사 수는 연합형이 앞서지만 유보이익을 남기지 않고 대부분 배당하기 때문에 하우스 차원에서 장기적인 성장 로드맵을 세우고 실천하는 게 쉽지 않다. 더군다나 연합형의 경우 개별 지사나 설계사의 영업 행태를 통제할 본사의 힘이 약하다 보니 불완전판매 등 내부통제가 취약하다는 우려가 높은게 현실이다.

단일 경영체제인 기업형GA는 유보금액과 상장을 전제로 유치한 투자금을 통해 설계사 조직을 인수한다거나 고객 데이터베이스(DB) 확보, 각종 브랜드 광고비용으로 지출한다. 특히 DB는 설계사들이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지 결정해줄 뿐만 아니라 잠재고객의 기본적인 관심사와 성향에 맞는 보험상품을 권유해 영업 체결률을 높일 수 있게 도와준다.

◇하우스별 지향점·색채 달라, 산업재편 주도권 ‘물밑경쟁’ 이미 치열

기업형GA는 큰 틀에선 소비자들에게 34개 원수보험사들의 상품 비교·판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건 공통점이다. 다만 하우스별 비즈니스 전략은 제각각이다.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에이플러스에셋은 오랜 기간 역량을 길러온 자산관리(WM) 컨설팅 세일즈를 통해 보험업 시장점유율(M/S)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실제 14년간 WM본부를 통해 고액자산가 비중을 전체 수익의 20%까지 늘려왔고 2년전엔 고능률 설계사(FC)들을 모아놓은 WM파트너스를 신설했다. 보험과 자산관리 부문의 투트랙 전략을 통해 종합자산관리에 강점을 가진 GA로 성장모델을 구상했다.

업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기업형GA 중 볼륨이 가장 큰 인카금융은 20년째 개발해 온 IT시스템을 통해 내부 경영체제가 잘 구축됐다는 평이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전략·외자계 등 사업부문별로 다변화된 영업채널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에 강점을 보이는 리치앤코는 ‘굿리치’라는 보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인슈어테크 부문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예정된 굿리치 3세대 모델과 지난해부터 구축하기 시작한 굿리치라운지를 통해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영업 연계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피플라이프는 보험클리닉 ‘내방형점포’를 앞세워 고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사업모델을 안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주요 고객인 가정주부들의 동선을 고려해 대형마트 위주로 입점해 있지만 점차적으로 진출지역을 넓혀갈 계획을 갖고 있다.

◇감독당국 수수료체계 개편, GA업계 재편 '점화'

현재 GA업계는 오는 2021년부터 설계사들의 초회연도 수수료율이 현행 1800%에서 1200%로 줄어들면서 발생할 산업재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모든 GA들의 매출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매출액이 줄어들면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점포관리와 조직운영 등의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GA들은 생존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물론 기업형GA들은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어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매출액 감소로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는 하우스들은 연합형GA나 중·소형GA들이다. 현재 4000여개가 넘는 GA들이 있는 만큼 수수료체계 개편에 따른 산업재편은 내년을 기점으로 재점화될 분위기다.

수수료율은 원수보험사가 결정한다. 원수보험사들은 수수료를 높게 책정할수록 자사 상품이 많이 팔린다는 점(박리다매)을 인지하고 있어 기본 수수료 항목 외 여러 가지 보너스를 통해 수수료를 높였다.

이밖에 선지급도 설계사들이 자사 상품을 많이 팔게 한 유인책이다. 선지급은 현행 1800% 선까지 빠른 시일 내에 먼저 지급해 준다. 과거 선지급이 6개월이었을 때는 설계사들은 6개월 이내에 1800% 수수료를 모두 받을 수 있었다. 감독당국은 수수료 선지급이 고객들의 금융안정성을 저해한다는 판단 하에 기간을 12개월, 18개월, 24개월로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자율경쟁으로 이뤄지던 수수료 체계에 감독당국이 금융소비자 안정성 차원에서 제동을 걸면서 내년에는 소형GA들 위주로 '수수료 감소→매출액 감소→적자전환'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말 기준 설계사 1000명 이상을 보유한 GA는 38개사다. 3000명 이상을 보유한 대형 GA는 14개사, 1만명이 넘는 설계사를 보유한 초대형 GA는 4개사에 달한다. 원수보험사의 전속 설계사들이 대거 GA산업으로 흡수되면서 성장속도가 매서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업계가 불어난 몸집만큼 커진 감독당국의 규제수준을 잘 맞출수 있을지 관심"이라며 "기업형 GA들의 성장 전략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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