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0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투자 부문에서 미래에셋대우를 찾아보기 어려워졌어요" LP(투자자)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이들은 미래대우의 활동 축소에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대우증권을 인수합병한 2016년 이후 적극적인 투자 전략으로 업계 1위를 고수하던 모습과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에쿼티(자본) 투자 전략이 다소 차질을 보이며 선제적 위기관리에 나섰다. 미국 호텔(7조원) 인수, 아시아나항공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4900억원)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반면 1조원이 넘는 파리 마중가 타워를 비롯한 기존 투자건들의 셀다운이 지연되면서 가용자본은 크게 줄었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부동산 자금운용한도(Book)가 크게 줄어 부동산 부문 투자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북 축소는 다른 분야에도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앞선 투자 건들의 셀다운이 사실상 막히면서 북을 활용한 신규 투자에 제한이 생겼다. 앞으로 기업공개(IPO) 기업을 대상으로 메자닌 투자를 해온 IPO본부나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 전략을 보인 PE본부의 활동 축소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IB부문의 조직 슬림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 IB 각 부문 인력을 WM(주문) 지역 지점으로 발령했다. 최근에는 인력 감축을 위한 2차 면담이 시작됐다. 신규 투자가 막힌 상황에 인력 재배치는 기업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대응이다. 다만 '사람이 곧 경쟁력'인 IB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인력재배치가 미래에셋대우의 장기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타 증권사들은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우수 IB인력을 확보하자는 대규모 영입 바람이 조용히 불고 있다. 공격적 확장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모 증권사는 이번 기회에 미래에셋대우 인력을 대거 영입해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당장 WM 부서로 이동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영입 경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관리'에 치중해 쉽사리 인재를 놓친다면 IB순위 재편 가능성도 생긴다. 그룹 차원의 위기관리 매뉴얼은 당장의 '수익성' 지표뿐 아니라 미래 핵심자산인 '인력'에도 작동해야 한다. 인력 관리와 관련해 위기를 넘기는 슬기로운 대응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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