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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오피스 '위워크'발 공실 리스크 불거지나 패널티 감수 수익성 기준 지점 축소 방침, 종로타워 외 17개 지점 긴장

이명관 기자공개 2020-05-21 08:20:1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로타워로 시작된 '위워크(Wework)'발 공실 리스크가 시장 전반으로 확대될까. 위워크 본사 차원에서 수익성을 기준으로 지점을 선별해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종로타워를 제외한 나머지 17개점도 언제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현재 위워크는 국내에 18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중 절반 이상이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펀드 혹은 리츠를 비히클(vehicle, 투자수단)로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위워크의 이탈은 곧 대규모 공실을 의미한다. 위워크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 시기는 2016년이다. 이후 초장기의 임대차기간과 함께 몇 개 층을 단번에 채울 수 있는 소화력은 임대인에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적인 요소였다. 사실상 공실 문제를 해소하는 만능키 역할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로타워만 보더라도 위워크는 전체 임대 면적의 '4분의 1'을 사용하고 있다.

◇수익성 기준 선별, 페널티 감수한다

글로벌 최대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Wework)'는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해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에 자리를 잡았다. 현재는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약 500개에 달하는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시장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위워크의 강력한 후원자는 '미다스의 손'으로 알려진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다. 비전펀드를 통해 위워크에 투자한 자금만 100억달러를 상회한다. 위워크를 뒷바라지해온 셈이다.

아시아에선 중국과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것은 2016년 8월이다. 1호점은 대신증권 명동 본사 사옥에 위치해 있다. 이후 서울 강남역점을 비롯해 선릉점, 삼성역점 등 18곳으로 오피스를 확장했다. 현재 1만6000명 이상이 한국의 위워크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내 오피스 시장에선 위워크는 공실 해소의 해결사나 다름없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 수년간 도심권역(CBD)과 강남권역(GBD) 오피스에서 발생했던 공실은 위워크가 다 채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대기간도 초장기다 보니 임대인 입장에선 거부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8년부터 위워크를 임차인으로 맞은 오피스 빌딩이 속속 매각이 성사됐다. 서울역 랜드마크 빌딩인 서울스퀘어를 비롯해 여의도 HP빌딩, KG타워, 옛 PCA라이프타워, 옛 미타타워 등이 전부 공실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새 주인을 맞이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위워크가 투자금 회수의 구세주였던 셈이다.

탄탄대로를 걸을 것처럼 보였던 위워크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는 작년부터다. 지난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기업공개(IPO)가 무위에 그쳤다.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기업가치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결국 IPO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확장으로 몸집을 키웠지만, 수익성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손실액은 조단위에 이른다.

위워크는 건물과 장기 계약을 맺은 뒤 개별 세입자와 단기 계약한다. 경기가 나빠져 공실이 발생해도 건물에 임대료를 계속 지급해야 하는 구조적인 취약점이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국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점은 늘려 놨는데 막상 수요는 예상만큼 따라오지 않았다.

이에 작년말부터 위워크 본사 차원에서 지점 축소에 대한 검토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비전펀드의 요청에 따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점에 대해 계약 파기 가능성을 검토했다"며 "일정 수준의 패널티를 감수하더라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임대차 계약을 파기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타워에 대한 계약 파기를 임대인에게 통보했는데, 지점 축소의 시작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종로타워 외에 계약 파기를 통보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임대료 인하 등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더이상 버티지 못할 것으로 판단이 서면 계약 파기 등의 형태로 지점을 정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정 수준의 패널티를 감수하겠다는 위워크 본사 방침에 비춰보면 계약 파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임대차 계약 임대인에 불리, 본사 보증도 없어

위워크가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유는 임대인에 불리한 임대차 계약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장기 임차와 넓은 임대 면적에 이끌려 위워크와 임대차 계약을 맺는데, 이때 임대인에게 불리한 독소조항이 많다"며 "당장의 공실 문제를 해소해야 하다보니 어느 정도 감수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향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우선 임차인에 대한 위약벌 조항이 엄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위워크가 패널티를 감수하고서라도 지점을 축소 시키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또 위워크 코리아에서 재무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위워크 본사 차원에서 보증을 하지 않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위워크는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유한회사를 설립해 계약 주체로 내세운다"며 "이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본사 등에 청구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 차원의 보증이 없는 구조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위워크가 독단적으로 계약 파기를 실행으로 옮기면서 짐을 싼다고 했을 때 이를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현재 위워크 발 공실리스크가 불거질 조짐이 나타나면서 임대인들은 분주하게 실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위워크 18개 지점 중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펀드를 통해 오피스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곳은 10곳 가량 된다. 이들은 특히 위워크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칫 공실 리스크가 불거지면 투자금 회수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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