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레저 공공기관 점검]GKL, 견고한 기초체력으로 수차례 위기 돌파①메르스·한한령 극복 '저력'…코로나19 고비에 내부 TFT 가동
전효점 기자공개 2020-05-28 08:05:51
[편집자주]
유통·레저 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하지만 산업 한 축을 담당하는 유통·레저 공공기관들은 예외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일반 기업과 비슷하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그들만의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정보 접근 역시 제한돼 있어 현황 파악도 쉽지 않다. 더벨은 그동안 쉽게 노출되지 않았던 유통·레저 공공기관의 경영 성과와 운영 현황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븐럭 카지노'로 잘 알려진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은 2005년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 설립된 이래 지난 15년간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을 영위하면서 숱한 고비를 넘겼다.외국인 카지노업은 그 특성상 외국인 출입국 및 방문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 이 때문에 한류, 메르스, 한한령, 코로나19 등 관광과 직결된 국가간 이슈가 있을 때마다 사업이 출렁였다.
GKL은 2006년 개점한 서울 강남 코엑스점을 필두로 서울 강북 힐튼점, 부산 롯데점까지 총 3곳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세곳의 카지노는 연평균 150만명 수준의 카지노 입장객을 확보하고 있다. 2009년에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수많은 난관에 직면하면서도 매번 돌파구를 찾으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온 GKL은 최근에는 코로나19 이슈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국가간 항공 노선이 전면 중단되면서 이용객 발길이 끊긴 데다 지난 두달 간은 휴장이 단행됐다. GKL은 카지노 이용객 50%를 차지하는 중국과 한국을 잇는 하늘길이 열리는 것을 올해 실적 회복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사태 발전에 대응해 내부 TFT(태스크포스팀)를 가동하며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 이슈에 민감…기초체력 기반 성장 돌파구 마련할까
GKL는 2015년 이후 악재가 겹치면서 긴 암흑시기를 보냈다. 당해 메르스가 발병하면서 관광객이 감소했지만 전염병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며 어렵게 실적을 회복했다. 2016년 매출은 5482억원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한·중간의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하며 사업은 다시 암초를 만났다. GKL의 2017년, 2018년 매출은 5013억원, 4803억원으로 감소했다. 2016년 한때 28%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은 2017년과 2018년 21% 선으로 떨어졌다.
GKL의 회복 시기는 공교롭게도 2018년 7월 유태열 현 사장의 부임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 GKL은 2018년 7월 이후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 월매출 400~50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하기 시작했다. 2018년 이후 한한령이 점진적으로 해제되면서 성장세를 탄 매출은 지난해의 경우 4900억원까지 증가했다.
풍부한 현금성 자산은 GKL이 무차입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을 수 있게 하는 견고한 체력 기반이 됐다. GKL은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1450억원, 기타금융자산은 2860억원으로 총 4300억원의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회복 관건은 항공 운항 재개…내부 TFT 가동 '만반의 준비'
GKL은 코로나19로 1분기 입장객이 전년 대비 약 50%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분기 매출을 지난해 수준으로 방어해냈다. 코로나19 심화에 따라 카지노 업장이 폐쇄되기 전 1~2월 동안 양국 비즈니스맨 중심으로 VIP 수요를 끌어오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 등 줄어든 매스 이용객들의 소비 감소분을 메우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끝에 3월부터 이달 초까지 휴장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분기 실적은 전년에 비해 오히려 상승했다.
업계는 GKL 실적이 2분기 바닥을 쳤다가 항공 노선 재개가 예상되는 3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한중 양국이 이달부로 기업인 패스트트랙을 시행하면서 양국 비즈니스 수요를 위한 왕래의 문을 열어줬다. 양국 규제 완화 효과에 향후 항공 노선까지 재개된다면 GKL을 비롯한 국내 주요 카지노업계 올해 실적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한중 분위기가 개선되는 추이를 살펴볼 때 항공길만 여린다면 GKL도 한한령 해제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본다"고 분석했다.
GKL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항공 노선이 재개가 되면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GKL은 내부적으로 상시 TFT로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코로나19 추이를 쫓고 있다.
GKL 관계자는 "지금 현재로선 외국인이 아예 들어오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며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영업을 재개했지만 객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 의지로는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라 조심스레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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