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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프로바이오, 운영자금 90% '타법인취득 전용' 작년 8월까지 CB·유증 조달, 405억 목적 외 투자…美 자회사 출자와 별도

신상윤 기자공개 2020-06-01 07:47:3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시장 진출을 노리는 에이비프로바이오(옛 유지인트)가 지난해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의 상당액을 목적과 다르게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자금으로 조달한 자금의 90%가량이 타법인 주식 취득에 사용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지난해 여섯 번에 걸쳐 직접금융 자금을 조달했다. 직접금융 자금이란 기업공개(IPO)나 유상증자, 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지난해 네 번에 걸친 CB 발행과 두 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803억원 상당의 자금이 들어왔다. 다만 상당수의 자금 사용처가 예정된 목적과 다르게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해 3월 발행한 11회 CB는 자금조달의 목적을 운영자금이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170억원을 조달해 원재료 구입비 6억원과 기타 경비 1억3000만원을 제외한 162억7000만원은 타법인 주식 취득에 사용됐다.

이어 4월에 12회차 CB 발행으로 마련된 75억원이 전액 타법인 주식 매입에 투입됐다. 같은 달 발행된 13회차 CB로 조달한 75억원은 55억원이 타법인 주식 취득의 재원으로 쓰였다.

회사채뿐 아니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8월 유상증자로 143억2200만원을 운영자금으로 마련한 에이비프로바이오는 112억4800만원을 타법인 주식 취득 자금으로 사용했다.

이사회에서 결정했던 운영자금 목적으로 사용한 재원은 30억7400만원에 그친다. 11~13회차 CB와 8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463억2200만원 가운데 87.5%인 405억1800만원이 목적과 다르게 사용됐다.


다만 앞서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베리타스투자조합으로 변경된 뒤 이뤄진 14회차 CB 발행과 유상증자는 사용목적을 타법인 취득 자금으로 결정해 계획대로 사용했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 데 대해 신규 사업 계획 추진 및 투자 목적의 타법인 취득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처는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기업의 직접금융 방식 자금 조달은 사용목적과 용도 등을 세분화해 명기하도록 했다. 조달한 자금 중 상당수가 사용내역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머시닝센터 등 공작기계를 제작하는 사업을 했으나 신규 사업으로 바이오 진출을 추진하며 사명을 기존 유지인트에서 지금과 같이 변경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메사추세츠에 소재한 신약 개발기업 'Abpro Corporation'의 일부 항체의 지식재산권과 사업화 권리 등을 인수했다.

또 미국에 자회사 '에이비프로바이오 인터내셔널(Abpro Bio International INC)'를 설립해 Abpro Corporation 지분 일부를 취득하기도 했다. 그 외 같은 시기 의약품관련 연구개발 기업 '에이비프로파마'를 설립한 것 외에 바이오 시장 진출과 유의한 연관성 있는 투자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이비프로파마는 자본금 5억원 규모로 설립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자금 조달 당시의 계획과 다르게 사용됐다면 어떤 의도에 따라 달리 집행됐는지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사실관계를 숨겼는지 아니면 중대한 목적이 있었던 것인지 등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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