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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에 꽂힌 현대百, SK바이오랜드 인수 효과는 한섬·현대HCN, '신세계인터 성공신화' 재현 과제…든든한 지원군 면세점

김선호 기자공개 2020-06-01 08:51:37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인수·합병(M&A)을 통해 갖춰가고 있는 화장품 사업 구조는 경쟁사 신세계그룹과 닮아 있다. 유통업 기반의 그룹이 패션업 자회사를 통해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한 후 제조업까지 갖춰가고 있는 모습이 동일하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요 계열사 한섬을 통해 '클린젠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기업을 인수했다. 여기에 더해 화장품원료 제조업 SK바이오랜드까지 인수를 추진 중이다. 다만 한섬이 아닌 현대HCN이 인수주체로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가 화장품 제조업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관계사로 두며 수직계열화를 이룬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내에서 화장품 생산·유통이 모두 이뤄지는 만큼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SK바이오랜드가 국내 1위 천연화장품 원료사인 만큼 성공적인 인수에 따른 기대감도 크다.

◇한섬, 면세채널 기반 고성장 신세계인터 전략 답습하나

신세계인터는 2018년부터 화장품사업 실적을 패션사업과 분리해 공시하기 시작했다. 화장품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중요도가 높아지면서다. 당시 신세계인터의 조직 내 코스메틱사업부는 '부문'으로 승격되며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신세계인터의 화장품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 65.8%, 56.6% 증가한 3680억원, 6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신세계인터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 25.8%, 81%를 차지한다. 화장품이 패션사업에 비해 매출규모는 작으나 그 이상의 이익을 창출하는 효자 사업인 셈이다.


신세계인터의 화장품사업이 이러한 성장을 거둘 수 있게 된 데는 면세채널 덕이 컸다.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사업 매출의 70% 이상이 면세채널에서 나오고 있다. 화장품사업이 큰 폭으로 성장한 2018년은 ㈜신세계의 면세업 자회사 신세계디에프가 전폭적인 외형확장을 이루던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클린젠을 인수해 화장품 시장에 발을 디딘 한섬도 이와 같은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면세업 자회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8년 하반기 무역센터점을 개점한 이후 올해 초 동대문에 2호점을 추가로 오픈했다. 여기에 인천공항 면세점 진출까지 앞두고 있는 상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면세점의 실적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한섬은 화장품 사업을 내년 초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한섬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내년 초 론칭한 뒤 백화점, 온라인, 면세점 중심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한섬 또한 신세계인터와 같이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유한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할 시 내년 화장품사업을 통한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화장품 제조·생산, 자회사 vs 관계사

신세계인터는 인터코스와 합작해 2015년 제조업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며 화장품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신세계인터가 화장품 브랜드 기획·유통를 전담하고 제조·생산을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가 맡는 구조다. 현재 신세계인터가 보유한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 일부와 ‘연작’ 전체를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가 생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와 다른 화장품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된다. SK바이오랜드를 인수 추진 중인 현대HCN이 화장품 제조·생산, 클린젠을 인수한 한섬이 기획·유통을 담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신세계인터와 같은 화장품 사업 수직계열화는 이루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신세계인터와는 달리 현대백화점그룹은 M&A를 통해 화장품 제조업을 자회사로 둘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서는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관계사로 두고 있는 신세계인터에 비하면 보다 완전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화장품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이게 될 시 화장품 유통을 맡은 한섬은 보다 빠른 실적 상승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대HCN 또한 화장품 제조업의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


SK바이오랜드 인수를 통해 화장품 이외의 사업전략도 구상해볼 수 있다. SK바이오랜드는 화장품원료 이외에도 건강기능식품, 바이오 의료소재, 천연물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 또한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채널을 통해 새로운 도약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한섬이 아닌 현대HCN이 SK바이오랜드 인수주체로 나서기는 했으나 양사 모두 그룹에 속한 주요 계열사"라며 "이를 통해 화장품 사업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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