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현대백화점, 1년만에 확 바뀐 주주친화 정책 '합격점'핵심지표 준수율 80%로 껑충…'유통 빅3' 중 지배구조 개선 앞장
정미형 기자공개 2020-06-04 08:31:4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3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8월 ‘기업지배구조헌장’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을 포함해 상장 계열사들이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자율적으로 도입한 기본 준칙이다. 이 헌장에는 주주의 권리와 이사회의 역할, 전문 감사기구의 독립적 운영 등과 구체적인 실천 정보가 함께 담겼다.현대백화점의 주주 친화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2018년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확대되자 이듬해인 2019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 이사회 내 각종 위원회를 신설해 운영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속도를 냈다.
이런 기조 속에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도 대폭 개선됐다. 2018년 전체 15개 항목 중 8개 항목을 준수하며 준수율이 53%에 그쳤다면 올해 발표된 2019년 평가에서는 단 3개 항목을 제외하고 모두 준수하면서 준수율이 80%로 껑충 뛰었다. 동종 업계인 유통 ‘빅3’와 비교하면 단연 돋보이는 수치다. 같은 기간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60%, 67%의 준수율을 보였다.
◇의결권 행사 위한 주주 편의 제고 '총력'
현대백화점의 기업지배구조 핵심 지표 중 가장 개선세를 보인 부문은 주주 관련 지표다. 2018년에는 주주 부문 4개 항목 전체가 지켜지지 않았지만 2019년에는 배당 관련 항목을 제외하고 모두 준수했다. 올해 3월 25일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4주 전인 2월 25일에 소집공고를 실시했고, 매년 3월 셋째 주 금요일에 열었던 주총도 올해는 주총 집중일을 피해 수요일로 옮겼다.
특히 정기 주총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을 포함한 7개 모든 상장사에 전자투표제가 도입됐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총장에 가지 않아도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소액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특히 올해는 주총에 앞서 코로나19가 확산된 상황에서 이러한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이 돋보였다.
다만 배당정책과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항목은 지켜지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측은 배당정책과 관련해서는 현재 배당정책이나 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화점 사업 특성상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신속한 투자 및 재무 관련 의사 결정의 필요성이 요구되므로 확정적인 배당성향이나 규모 등을 공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사업연도에 준하는 배당성향을 유지 또는 상향하고, 배당정책에 관련된 여러 제언들을 경청 및 수용하여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2016년 이래 매년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이 2016년 700원에서 100원씩 늘며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1000원으로 결정됐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성향도 5.8%에서 11.5%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로 미뤄 보아 배당 계획을 사전에 밝히고 있진 않지만,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배당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주 부문 이어 감사기구 부문 '합격점'
감사기구 부문에서도 개선이 이뤄졌다. 2018년 미준수했던 ‘내부감사기구가 분기 1회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항목을 준수하며 감사기구 부문 5개 항목을 모두 지켰다. 현대백화점 측은 감사위원회가 경영진이 참석하지 않는 외부감사인과의 미팅을 분기별 1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내용으로 미뤄 보아 현대백화점은 지킬 수 있는 핵심 지표는 모두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배당정책을 포함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및 집중투표제 채택만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과반 이상으로 구성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4개의 이사회 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어 충분한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집중투표제 역시 같은 맥락에서 도입의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전자투표제 도입과 함께 이사회 독립성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와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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