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모태펀드]벤처펀드 '고위험·저수익' 편견 깼다③자펀드 PIRR 8% 집계, 우수 운용사 등판 원동력
이윤재 기자공개 2020-06-16 09:38:13
[편집자주]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펀드에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의 모태펀드가 출범했다. 운용기한은 30년으로 장기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창조경제와 제2벤처붐 등 여러 정책과 맞물리며 모태펀드는 단기간에 규모를 확장했다. 반환점인 15년을 지난 현재 모태펀드의 그간 성과와 주요 지표들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5일 10: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이 증명한 결실 중 하나는 벤처펀드에 대한 인식제고다. 자펀드 통합 수익률(Pooled IRR)이 평균 10% 안팎으로 나타나며 고위험 투자처란 선입견을 깼다. 안정적인 대체투자 분야 중 하나라는 인식을 만들어내고 우수한 민간 운용사가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모태펀드 누적 자펀드(청산 포함)는 777개다. 펀드 규모로는 25조1257억원이다. 모태펀드에서 7조7902억원(회수금 재출자 포함)이 출자됐고 외부 출자자 자금 17조3356억원이 더해졌다. 범위를 좁히면 578개(20조2808억원) 자펀드가 현재 운용 중이다.
수조원대 자펀드의 수익률은 어떨까. 모태펀드 투자관리전문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올해 밝힌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 6월말까지 14년간 모태펀드 수익률은 PIRR 기준 8.85%에 달한다. 기간수익률은 모든 펀드를 하나의 큰 펀드로 간주해 PIRR을 산출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특정 연도로 범위를 좁히면 PIRR이 더욱 올라간다. 2013~2014년에 결성된 펀드들이 16%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들 중에서 상위 25%에 속하는 펀드들로 범위를 좁혀보면 2013년은 20%대를 넘는다. 이 기간 하위 25%에 속하는 펀드들도 모두 플러스 수익구간에 들어와 있다.
회수금 규모로 봐도 성장세는 여전하다. 한국모태펀드 통계 자료를 보면 개별자펀드에서 모태펀드에 분배된 회수금 규모는 2015년 누적 1조원을 넘겼다. 3년 뒤인 2018년에 누적 회수금 규모가 2조원대까지 늘었다. 벤처펀드 수명을 감안하면 초기에 조성된 자펀드들이 청산작업이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수금은 재출자 재원으로 활용됐다. 3월말 기준 모태펀드 조성액은 5조6282억원이지만 회수금 재출자를 포함한 누적 출자액은 7조7902억원이다. '출자→회수→재출자'라는 순환구조를 가지면서 모태펀드는 지속적으로 생태계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체성도 확립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우수한 민간 운용사가 나오는 원동력이 됐다"며 "벤처투자를 향한 고위험·저수익이라는 세간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패러다임 전환시기에 맞물렸던 벤처펀드들이 청산 구간에 접어들면서 수익은 더욱 확대될 여지가 많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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