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구자용 E1 회장, 9년만에 증여한 배경은 두 딸에게 7만주씩, 구 회장 지분율 11.81%→9.77%

이아경 기자공개 2020-06-16 08:57:3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5일 1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자용 E1 회장이 9년 만에 두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E1을 비롯한 LS그룹 내 증여 바람이 일면서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구자용 회장은 지난 10일 보유한 E1 주식 14만주를 자녀인 구희나씨과 구희연씨에게 각각 7만주씩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구 회장의 주식 수는 81만240주에서 67만240주로 감소했고 지분율은 11.81%에서 9.77%로 줄었다. 두 자녀의 주식 수는 각각 3200주에서 7만3200주로, 지분율은 0.04%에서 1.07%로 늘었다.

구 회장이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건 201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구 회장은 지난달 형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을 비롯해 LS 계열 2세 회장들이 모두 자녀들에게 증여할 당시 동참하지 않았으나, 주가가 계속 약세를 띄면서 증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하락할 수록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E1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금융

실제 E1 주가는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3년 5월 초 장중 8만3400원까지 올라 최고점을 찍은 후 2018년까지 5만원~7만원대 박스권을 형성했다. 이후 지난해 4만원대로 떨어졌으며, 올 3월 코로나19 여파로 장중 2만2050원까지 하락한 후 최근 3만원대로 회복한 상태다.

상장된 주식은 증여 시점 전후 2개월간의 종가평균액으로 증여재산을 평가한다. 증여한 지난 10일 종가(3만8950원)를 기준으로 보면 증여재산가액은 27억2650만원씩 총 54억5300만원이다. 과세표준에 따라 10억~30억원 미만의 세율은 40%가 매겨질 예정이다.

현재 E1의 지분은 고 구인회 LG 창업자의 넷째 동생인 고 구평회 E1명예회장의 직계 가족들만 나눠 갖고 있다. 고 구평회 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그룹 회장(12.78%)과 차남 구자용 회장(9.77%), 3남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10.14%)을 비롯한 그의 자녀들이 주식을 보유 중이다. 고 구 회장의 장녀인 구혜원 푸른그룹 회장도 2.99%를 지니고 있다.

구 회장에 앞서 지난달 중순 구자열 회장은 E1 주식 20만주를 장남인 구동휘 LS 전무에게 증여했다. 구자열 회장의 지분율은 15.7%에서 12.8%로 줄었고, 구 전무의 지분율은 2.08%에서 5%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현재 구 전무의 지분율 순위는 구자열·구자용·구자균 회장에 이은 4위다.


주가 하락기라는 시점을 감안하더라도 잇단 증여 바람은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 넣고 있다. 올해 초 잠시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 앉았다가 내려간 구본혁 부사장을 제외하면 아직 3세들 중에서 대표이사직에 오른 경우는 없다. LS그룹의 차기 회장은 사촌경영 전통에 따라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가장 유력시된다.

E1의 경우 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따른다면 승계 대상은 구동휘 전무가 유일하다. 구자용 회장과 구자균 회장의 두 자녀들은 모두 딸이기 때문이다. 구자열 회장도 구 전무 밑으로 두 딸을 더 두고 있지만, 이들은 E1 주식조차 보유하지 않고 있다. 지분율로 봐도 구 전무와 구 회장의 격차는 4.77%에 불과하다.

다만 세대교체 시점을 떠나 E1은 경영 일선에 합류한 오너 3세들이 없다는 점에서 쉽게 승계를 점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예스코홀딩스나 LS일렉트릭, LS엠트론, LS니꼬동제련 등 다른 계열사에 비해 E1에는 구 회장을 제외하고는 오너 일가가 경영에 참여한 이력이 없다. 구 전무 역시 LS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중이다. 2019년 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E1은 별도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없는 상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