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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퍼스텍,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대상 오른 이유는유콘시스템 240억 채무보증 약 1년 지연 공시…"관련규정 확인 못한 단순 실수"

김성진 기자공개 2020-06-18 09:12:4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6일 14: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최근 국내 순수 방산업체인 퍼스텍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공시를 했다. 코스닥 상장사가 불성실 공시법인에 지정되는 경우는 종종 발견되지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불성실 공시법인에 지정된 경우는 비교적 드문 편이다.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불성실 공시법인에 지정된 사례는 단 2건에 불과했다.

퍼스텍은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예고만 받은 상황이라 실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퍼스텍이 왜, 어떤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대상이 됐는지에 관심이 모인다. 공시는 일반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담당하는 업무 중 하나로 IR부서가 CFO 직속 관할 부서로 설정돼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6일 유가증권시장본부가 공시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공시를 살펴보면 불성실공시 유형에 '공시불이행'이라고 명시돼 있다. 불성실공시 내용은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 결정 사실의 지연공시'다. 쉽게 말하면 과거 채무보증과 관련해 공시해야 할 내용이 있었는데 뒤늦게서야 이를 공시해 해당 규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유가증권시장본부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공시를 하기 바로 직전 퍼스텍은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 결정'에 대한 공시를 했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퍼스텍은 자회사인 유콘시스템이 산업은행으로부터 20억원을 차입하는 데 240억원의 채무보증을 섰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바로 퍼스텍이 채무보증을 선 회사가 유콘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유콘시스템은 드론 등 무인항공기를 제조하는 업체로 퍼스텍이 드론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2011년 인수했다. 당시 국내서 무인항공기를 개발하는 업체는 한국항공우주(KAI), 대한항공, 유콘시스템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


유콘시스템은 퍼스텍에 인수된 이후 매해 꾸준히 매출을 늘리며 성장해왔다. 인수 첫 해인 2011년 유콘시스템의 매출액은 43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232억원으로 6년 만에 5배 넘게 성장했다. 영업이익 또한 조금씩이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8년부터 실적악화를 겪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매해 성장했던 매출 규모도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영업손익은 단 번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유콘시스템은 매출액 120억원, 영업손실 2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재무구조도 악화했다. 2018년 말 유콘시스템의 부채비율은 110.8%였으나 1년 만인 2019년 말 181.3%로 약 70%포인트 상승했다.

그렇다면 퍼스텍은 유콘시스템에 대한 채무보증을 왜 1년이나 지난 시점에 공시한 것일까. 단순 실수일까 아니면 의도된 것일까. 이러한 공시와 관련된 업무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CFO가 책임진다. 그러나 퍼스텍은 공식적으로 CFO라는 직책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퍼스텍의 사업보고서 내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재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사업보고서 책임자는 이원재 상무로 명시돼 있다. 이 상무는 강원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공장장을 맡고 있다.

국내 한 중소 철강사에서 CFO를 역임했던 회계 관련 전문가는 "높은 벌점이 예상되지 않는 경우에는 업체들이 사안에 따라 공시 의무사항을 공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다만 어떤 이유로 지연공시가 발생했는지 내부관계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고 단순 실수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번 채무보증 지연공시는 유콘시스템뿐 아니라 퍼스텍 또한 2년 연속 적자를 겪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퍼스텍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221억, 47억의 영업적자를 냈다. 게다가 재무상태 역시 급속도로 악화하며 올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700% 가까이 치솟았다.

다만 퍼스텍은 이에 대해 단순 실수라는 주장이다.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은 채무보증금액이 자기자본의 5%가 넘어갈 경우 공시 대상이다. 그동안의 채무보증 규모는 자기자본의 5%를 초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퍼스텍의 자본이 감소하며 자연스레 공시대상이 된 것을 체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퍼스텍 관계자는 "이번 지연공시는 단순 실수이며 공시 대상에 포함된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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