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운용사 열전]'급성장' 타이거대체투자, 공격적 에쿼티 투자 '결실'②창업 첫해 영업익 '50억'…해외 실물투자만 '8000억', 쏠쏠한 매입보수
최필우 기자공개 2020-06-22 13:33:56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8일 11: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출범 첫해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설립에 사용된 자본금 25억원의 두배를 벌어 들이는 데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분의 절반을 출자한 모회사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은 첫해부터 남는 장사를 했다.출범 2년차에 설정액 2조원을 바라볼 정도로 급성장한 비결은 공격적인 에쿼티 투자다. 운용역들의 내재가치와 리스크 파악 역량에 신뢰를 보낸 기관투자가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실물자산을 매입하면서 운용보수 대비 높은 매입보수를 거두는 효과도 있었다.
◇2019년 영업익 절반, 올 '1분기' 달성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0억원이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지난해 2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4월 외국환업무 취급기관 등록을 마쳤다. 신규 영업이 가능한 기간이 8개월 안팎에 불과했음에도 웬만한 중소형 자산운용사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것이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의 기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한해 기록한 50억원의 절반 가량을 한 분기 만에 달성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여파로 부동산 시장에 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전년도 실적 갱신이 유력하다.
수익 원천은 대부분 펀드 운용보수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지난해 펀드 운용보수 104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운용보수 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가파르게 성장한 펀드 설정액이 수익을 뒷받침했다. 2019년 3월말까지만 해도 타이거대체투자운용 설정액은 '0원'이었다. 이후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 대체투자본부에서 운용하던 4000억원 규모의 펀드들을 이관받았고 연말엔 1조4167억원까지 설정액을 늘렸다. 8개월 남짓 되는 기간 동안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았다.
올 들어서도 설정액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1조7361억원으로 3185억원(22.5%) 증가했다. 18일 현재까지 펀드 설정이 완료되지 않은 약정액을 포함한 금액은 3조원을 웃돈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 관계자는 "수익이 났지만 배당을 집행하지 않고 자사 펀드에 고유재산을 투자하고 있다"며 "책임 운용을 강화해 펀드 건정성을 유지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에쿼티 비중 '절반', 인수금융펀드 확대 추세
타이거대체투자운용 실적이 창업 초창기 빠르게 늘 수 있었던 건 부동산 에쿼티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 영향이다. 자산군별 투자 금액을 살펴보면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부동산 에쿼티에 8248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4일 기준 전체 투자 금액의 47.5%로 거의 절반이다.
부동산 또는 대체투자에 특화된 중소형 운용사가 실물자산 매입을 주력으로 삼는 건 드문 일이다. 대개 실물 자산에 대한 내재가치 평가와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트랙레코드가 입증되지 않은 곳에 에쿼티 투자 자금을 맡길 투자자도 많지 않다.
김용훈 대표가 이끄는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이러한 제약에서 자유롭다. 김 대표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몸 담았던 시절 부동산 에쿼티를 주력 자산군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신뢰 확보가 가능했고 출범 초창기부터 에쿼티 투자를 늘려 실물자산 매입보수를 수취할 수 있었다.
부동산 대출채권에 투자한 금액은 3271억원이다. 18.8% 비중을 차지한다. 해외부동산 재간접펀드는 281억원(1.6%)로 비중이 작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 관계자는 "특정 전략에 집중하기보다 섹터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검토한다"며 "경기 방어 성격을 가진 자산을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대체투자 하우스를 표방하는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투자 자산을 부동산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과 양대 축을 이루는 자산군은 인수금융이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의 해외 인수금융 투자 금액은 5561억원이다. 전체 투자 자산의 32%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지난해 인수금융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했다. 펀드가 인수금융에 참여하기 어려운 국내와 달리 해외에는 기회가 많았다. 글로벌 사모펀드 KKR이 참여하는 미국 헬스케어 기업 인수에 1억달러 투자를 집행한 게 대표적인 딜이다. 미국 대형 약국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 파메리카(Pharmerica)가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라이트스프링(Brightspring) 지분 100%를 취득하는 M&A 딜이었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기대수익률 연 9% 조건으로 중순위 대출 인수금융에 참여했다.
◇해외 비중 100%, 미국 성장성에 '베팅'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전체 자산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김 대표와 이승훈 대표 모두 경력 내내 해외 투자를 주력으로 삼았다. 임직원 대부분 해외에서 학업을 마쳐 글로벌 마켓 리서치에 강점이 있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은 조만간 국내 투자를 타진하고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투자 지역을 보면 미국 비중이 가장 높다. 미국 투자 금액은 7907억원으로 45.5%를 차지한다. 이어 유럽(30.5%), 아시아(24%) 순이다.
미국 비중이 높은 건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이 투자 지역과 섹터의 성장성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위해 투자지역 분산은 필수지만 성장성이 충분한 지역에 투자해야 부실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고 봤다. 이미 고령화 추세에 접어든 유럽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국이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타이거대체투자운용 관계자는 "환헤지 여건 등을 고려하면 유럽 투자가 유리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미국의 성장성이 탄탄하다고 보고 의도적으로 미국 비중을 늘려왔다"며 "코로나 국면 이후에도 미국 시장이 유망하다고 보고 현 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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