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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올린 신한금융 디지로그위원회 '디지털 과제' 속도 실무진 디지털토론회 연장선, 계열사간 CEO 협의체 방식

손현지 기자공개 2020-06-23 08:09:5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조용병 회장을 필두로 한 디지털협의체를 개시했다. 지난 4월 실무자 중심으로 진행됐던 '디지털토론회'의 연장선으로,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당시 토론회에서 도출됐던 35가지 안건을 우선순위에 맞춰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주 17일 열린 그룹경영회의에서 그룹의 디지털 아젠다를 논의하고 실행하기 위한 디지로그위원회(Digilog위원회)를 신설키로 결정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위원회는 분기 1회, 연간 총 4회 개최할 예정"이라며 "그룹의 디지털부문이 '원신한' 형식의 매트릭스 체제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실무 적용속도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로그위원회는 '협의체' 성격을 지닌다. 조 회장이 진두지휘하며 7개 계열사(신한은행, 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신한DS, 신한AI)의 CEO가 참여한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주축이 되는 협의체인 만큼 'Digilog 4대 핵심 구동체 구축 사업'을 실행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올해 4월 계열사 CEO, 영업현장 실무진과 10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회의에 나선 바 있다. 금융과 IT 등 이종산업 결합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다양한 비즈니스를 구축하려는 의도였다.

이를 통해 총 35가지 디지털 과제가 도출됐다. 당시 토론회 주제는 △디지털리더십 △DT추진을 위한 조직문화 구축 △인적역량 확보 △디지털 생태계 조성 △유니콘 기업 발굴을 위한 제휴 방안 △신기술 역량·신사업 확보 등이었다.

조 회장은 그동안 디지털전환(DT)을 위한 전략 마련에 주력해왔다. 시작은 2015년 AI 등 신기술을 금융에 접목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 '보물섬 프로젝트(TFT)'였다. 이후 글로벌 협력사인 IBM의 AI플랫폼인 '왓슨'을 활용해 인공지능 투자솔루션인 '네오(NEO)'를 개발해냈다.

네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투자종목을 제안한다. 네오가 분석하는 펀드와 경제지표는 단순히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십만 개의 데이터를 분석해 미국 S&P500지수를 예측한다. 리스크관리에 대한 자문도 제공하는데 향후 계약을 맺은 금융사들의 데이터를 운용하면서 한층 정교화됐다.

당시 개발했던 NEO는 각 계열사 실무부서에 접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금융의 위기관리체계다. 위기관리체계는 위기를 조기에 감지하기 위한 위기인식판단지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위험지표 모니터링을 얼마나 정교하고 선제적으로 감지하느냐가 중요하다. 30년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AI기술을 위기관리체계에 적용할 경우 위험감지 역량을 한층 제고할 수 있다.

작년 9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AI전문 자회사인 신한AI를 설립하기도 했다. 자본금 20억원으로 청사진을 그려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자문업 인가를 받았다. 이들은 AI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 알고리즘이 적용된 신탁, 랩상품을 내놨으며 AI기반 투자자문 서비스도 개시한 바 있다. 향후 자산운용업인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조 회장은 그룹의 핵심 임원들도 과거 보물섬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인물들로 배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사회 구성도 지주와 은행의 디지털 전문가들로 사외이사를 꾸렸다. 장현기 디지털R&D센터 본부장과 김철기 빅데이터센터장 등 인공지능 전문가로 꼽히는 이들을 주축으로 디지털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 회장은 각 계열사 CEO 뿐만 아니라 실무부서에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와 헬스케어 등 새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사업성을 점검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이번 디지로그위원회 설립으로 빠르게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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