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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모태펀드의 미래

길진홍  벤처중기1부 부장공개 2020-07-07 08:10:0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3일 0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정책자금으로 조성된 모(母)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이 3곳 있다.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 그리고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해당한다. 이 3대 기관은 각각 한국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 농식품모태펀드를 운용한다. 근거법이 각각 다르지만 ‘펀드 오브 펀드’ 형태로 아래에 다수의 자펀드를 거느리고 창업 생태계의 화수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10주년을 맞는 농식품모태펀드는 열악한 농수산식품산업을 한단계 성장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재정이 열악한 농식품경영체에 금융을 접목해 투자와 회수가 가능한 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농수산식품산업을 단순히 융자와 보조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투자 활동으로 이윤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제고시켰다.

농식품모태펀드는 10년의 성과를 뒤로하고 최근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정부 모태펀드 출자사업 일원화를 중소벤처기업 분야의 제21대 국회 주요 입법 정책 현안으로 선정했다. 요지는 재정의 효율성 차원에서 한국모태펀드와 농식품모태펀드를 통합해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사 중복 기능 일원화를 통한 비용 절감과 규모의 경제 실현 등 단기간 기대 효과를 감안하면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여기에는 한가지 빠진 게 있다. 창업 생태계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성'이 고려되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 분야의 적지 않은 기업들이 이 다양성을 원천으로 싹을 틔우고 일부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굳이 유니콘을 예로 들지 않아도 이순간 다양한 무늬의 스타트업들이 정책자금을 마중물 삼아 뛰고 있다.

농림수산식품산업의 경우 '특수성'이 더 붙는다. 다른 산업에 비해 폐쇄적인 특징으로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를 반영해 농식품모태펀드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사업인 크라우드펀딩과 연계하거나 농업 R&D 성과를 농식품기업에 전파하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을 통해 투자 업체를 발굴해오고 있다. 여기서 화학적 촉매제가 돼 투자 효과를 극대화 한 게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농식품모태펀드는 조성액이 4567억원으로 불어났다. 자펀드 결성 총액이 1조1730억원으로 72개 조합에 뿌려졌다. 2020년 5월 현재 경영체 426개에 모두 8371억원이 투입됐다. 2011년 자펀드 결성 이후 2013년부터 연평균 1055억원의 투자를 집행해오고 있다.

척박한 농식품 분야에서 이룬 괄목할만한 투자 성과지만 자본시장의 눈으로 바라보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제 막 틀을 갖춘 초기 단계로 투자를 더욱 세분화하고 대상을 확대하는 등 역할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ICT와 바이오에 치중된 창업 생태계에서 소외된 농식품경영체를 무대의 중심으로 끌고 와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산업의 폐쇄성을 깨뜨리고 벤처투자업계에 농식품경영체를 알려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연장선에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투자지원센터 개설을 추진하고 농업분야 청년창업농의 투자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장이 확대되고 무르익어 농식품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을 보게될 수도 있다. 한국모태펀드와의 통합은 그 다음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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