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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모빌리티 빅4 빅뱅]삼성SDI, 현대차그룹 전기차 배터리 '첫 수주' 이어질까'꿈의 배터리' 전고체 전지 상용화 시점 변수

박상희 기자공개 2020-07-10 08:21:56

[편집자주]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4대그룹 총수가 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연쇄 회동을 했다. '포스트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알수 있는 '바로미터' 이벤트였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산업 지형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두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 간 협업과 동맹이 '코리안 어벤저스'로 진화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8일 15: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재계에서 '호형호제'하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오너일가의 친분 관계를 떠나 삼성과 현대차는 역사적으로 오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다. 때문에 5월 이 부회장의 요청으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배터리 회동은 재계의 '핫 이슈'였다.

현대차그룹과 삼성SDI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협력 사례가 없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과 대조된다. 삼성이 과감하게 현대차에 손을 내민 것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에 대한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전고차 배터리의 상용화에 5~8년 가량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는 배터리 회동 이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밝히진 않았다. 전기차 배터리를 계기로 삼성과 현대차 간 첫 사업적 동맹 관계가 구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부회장 '초청'…전고차 배터리 '자신감'

삼성그룹의 선행기술연구소인 삼성종합기술원은 3월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난제를 해결한 논문을 발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차세대 전지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내부 액제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오래되면 액체 전해질이 새거나 고열·충격 등이 가해질 경우 폭발 위험성이 크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런 위험성이 없다. 기존 배터리 대비 크기를 절반으로 줄일 수도 있다.

삼성기술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70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가 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삼성기술연구원은 2018년 삼성전자 일본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시작해 약 2년여 만에 전고체 배터리 핵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부터)

5월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의 배터리 회동은 이 부회장이 정 부회장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이 부회장이 먼저 정 부회장에게 손을 내민 셈인데, 이는 안정성과 에너지 측면에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압도하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술적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회동에는 전영현 삼성SDI 사장과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함께 했다. 황 사장은 정 부회장에게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직접 브리핑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대차그룹 배터리 공급업체가 아니다. 삼성SDI는 주로 캔형(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데 반해 경쟁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삼성SDI와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 간 협력적 필요에도 불구하고 사업적 거래 관계는 없었다.

◇협력 관계 구축?…정의선, 경쟁사 연쇄 회동 '꽃놀이패'

업계는 두 수장의 회동이 배터리 수주 등 실질적인 거래 관계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회동 이후 두 회사가 구체적인 협력 관계에 대해 밝힌 것은 없다. 회동이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된 만큼 상용화 시점이 중요할 것으로 점쳐진다.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는데 5~8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만 전고차 배터리를 연구하는 것은 아니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모두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삼성SDI 측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첫 비즈니스 미팅으로 전고체 배터리 관련 이슈를 선점하려 한 측면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SDI와 현대차그룹 간 계약 성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SDI와 현대차가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간 이력도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 현대차와 수 차례 공동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최종 납품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전기차 생산량이 얼마나 증가하느냐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할수록 여러 배터리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이 파우치형 배터리만 고집하지 않고 삼성SDI 캔형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할 수도 있다. 혹은 현대차그룹이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만 보장해준다면 삼성SDI가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삼성과 현대차의 오랜 라이벌 관계를 감안할 때 실질적인 계약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수십년 간 사업 영역이 겹치지 않았지만 1990년대 후반 삼성에서 완성차사업(르노삼성자동차)에 진출하면서 그 전통이 깨졌다. 3세대 경영에 접어든 이후에는 이 부회장이 2016년 9조원을 들여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하자 현대차는 하만 카오디오를 다른 브랜드로 바꾸는 등 신경전이 있었다.

정 부회장과 배터리 업체 총수 미팅이 삼성 한 곳에 그치지 않고 경쟁업체로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진 점도 주목된다. 첫번째 회동은 삼성의 요청으로 이뤄졌지만 두번째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세번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은 현대차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성장한 국내 주요 기업들을 순회하면서 꽃놀이패를 벌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는 배터리를 발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주로 (배터리 업체 관계자를) 부르는 입장이지 먼저 찾아오지 않는다"면서 "국내 완성차를 대표하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국내 배터리 업체 생산공장을 일일이 방문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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