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시총분석]레고켐바이오, 무증 효과로 20위권 첫 진입씨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급등…메디톡스, 엇갈린 美ITC·韓사법 당국 판결
강인효 기자공개 2020-07-13 08:55:46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한 주(7월 6~10일) 코스닥 지수는 770선 고지 등정에 성공했다. 9일 772.90에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2018년 10월 5일(773.70) 이후 1년 9개월 만에 770선을 밟게 됐다. 지수가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20위 코스닥 제약·바이오기업 절반 이상의 시총도 증가했다.가장 큰 폭으로 시총 상승률을 보인 곳은 무상증자 효과를 본 레고켐바이오였다. 지난 한 주간 레고켐바이오 시총은 직전 주보다 80% 가까이 늘었다. 지난달 초 단행한 1:1 무상증자로 인한 신주가 지난 7일 상장한 덕분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시총 1조원을 훌쩍 넘기면서 20위권 내로 처음 진입했다.
무상증자 효과 덕에 가장 큰 폭의 시총 상승률을 기록한 레고켐바이오를 제외하고 지난 한 주간 주가 상승에 힘입어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한 곳은 진단키트 개발사인 씨젠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로 진단키트 수요가 지속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에 씨젠은 지난 10일에만 15%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 제조업체인 메디톡스는 지난 한 주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대웅제약의 '나보타'에 대해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라며 수입 금지 10년의 예비 판결을 내렸다. ITC가 예비 판결에서 메디톡스 손을 들어주면서 7일 이 회사 주가는 장 시작하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했다.
하지만 9일 법원이 메디톡스의 보톡스 제품인 '메디톡신'에 대해 내린 품목허가 취소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메디톡스가 과거 메디톡신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약사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에 식약처는 메디톡신 3개 제품의 품목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메디톡스 주가는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20% 이상 올랐다.
젬백스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GV1001'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국내 임상 2상 최종 결과를 담은 논문은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알테오젠은 지난 7일 1:1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무상증자는 재무구조가 튼튼하다는 것을 알리는 효과가 있어 통상 호재에 속한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API) 제조업체인 에스티팜도 주가가 10% 가까이 오르면서 처음으로 시총 순위 20권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 6일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보인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의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국내에 공급되면서 에스티팜 주가는 19%가량 급등했다. 에스티팜은 렘데시비르의 주원료인 '뉴클레오타이드'를 생산한다.
코스닥 제약·바이오기업 시총 순위 상위 20위권 내 기업 중에서 지난 한 주 주가가 하락한 곳은 총 7곳이었다. 코미팜과 차바이오텍은 각각 직전 주보다 10%, 6% 시총이 감소했다. 코미팜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속에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차바이오텍 역시 기관의 순매도 여파로 시총 1조원대가 무너졌다.
헬릭스미스와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지난 한 주간 주가가 6% 하락하며 시총도 감소했다. 헬릭스미스는 시총 순위 8위를 유지했고, 에이비엘바이오는 시총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위는 한 단계 상승했다. 시총 부동의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가가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에이치엘비는 5% 가까이 하락하며 시총 순위가 3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지난 5월 초 전 경영진이 검찰에 기소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거래가 정지 중인 신라젠은 시총 순위의 변동이 없기 때문에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에 시총 순위 21위였던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20위로 올라왔다. 지난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직전 주보다 주가가 1% 하락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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