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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프, 유동성 확보 난항 '차입금 연장 총력' 계열사 한프이앤씨 대여금 350억 회수 목표, 제주CC 매각 관건

김형락 기자공개 2020-07-20 08:15:4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린터 부품 제조업체 '한프'의 유동성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전환사채(CB) 상환이 지연됐고, 은행 차입금도 갚지 못했다. 계열사가 진행중인 골프장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한프는 지난 14일 만기가 도래한 상상인저축은행 대출금 65억원을 연체했다. 운영자금이 부족해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했다. 올해 1분기 말 한프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1억원이다.

한프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환기일 연장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연장 협상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한프에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프는 운영자금을 대출받으면서 99억원 규모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다. 김형남 한프 전 대표도 91억원 규모 지급보증을 섰다.


지난 4월 10회 CB 투자자들에게도 원리금 87억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CB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했지만, 현금 여력이 없는 한프가 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회 CB 채권자인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외 2인은 법원에 한프 파산 선고를 신청해 둔 상태다.

지난 2월 한프가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면서 모든 CB에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 김 전 대표 등 당시 한프 이사진은 경영 악화, 대여금 회수 지연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회생을 신청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회생 신청을 취소하면서 재무 구조를 개선하지 못했다.


유동성 지표는 올해 1분기에 급격히 나빠졌다. 지난해 말 116%였던 유동비율은 지난 3월 말 23%까지 떨어졌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100)은 기업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유동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부채를 갚지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경영권 손바뀜도 생겼다. 지난 3월 프리머스아이비를 필두로 한 소수주주들이 경영권에 도전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 5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프리머스아이비 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1명 선임안이 통과되면서, 경영진이 바뀌었다. 현재 유한성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신임 경영진은 10회 CB를 제외한 미상환 CB 상환 일정부터 조정했다. 7, 8회 CB 투자자들과 상환 유예 약정을 체결해 상환 기한을 1년6개월 연장했다. 65억원 규모의 7회 CB, 51억원 규모의 8회 CB를 아직 상환하지 않았다.

현재 계열사 한프이앤씨(지분 76.74% 보유) 대여금을 회수해 차입금을 갚아 나갈 계획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한프이앤씨가 한프에 갚아야 할 대여금은 350억원이다.

한프이앤씨는 자산 237억원 규모의 부동산개발 회사다. 지난 2월부터 해산 절차를 밟고 있다. 보유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할 예정이다. 한프이앤씨가 가진 핵심 자산은 골프장 제주컨트리구락부(제주CC)다. 한프이앤씨는 지난해 12월 제주CC를 531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제주CC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다.

한프 관계자는 "채권자들이 제주CC를 매각해 부채를 갚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현재 한프가 갚아야 할 전체 부채 원금은 약 270억원으로 한프이앤씨로부터 대여금 350억원을 회수하면 전액 상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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