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경영분석]우리카드, 안되는 '신판' 대신 '카드론' 늘렸다코로나19 탓에 매출 '뚝'…신판자산 급감, 카드론·채권매각 통해 수익 보전
이장준 기자공개 2020-08-05 08:34:4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3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줄곧 신용판매(이하 신판)를 늘려온 우리카드가 올 들어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매출이 줄며 신판자산도 대폭 감소했다. 카드론을 통해 당장 수익성을 보전했으나 추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 영업 건전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우리카드의 올 2분기 카드자산(Credit Card Assets)은 7조8848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7조9444억원보다 600억원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8조252억원 대비 1404억원 감소한 수치다.
카드자산 감소의 주 원인은 부진한 신판 탓으로 지목된다. 코로자19로 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신판자산이 큰 폭 감소했다. 우리카드의 신판자산은 올 1분기 4조5681억원에서 올 2분기 4조5347억원으로 약 334억원 줄었다. 카드자산 감소분의 절반이 넘는다.
특히 지난해 신판 부문에서 줄곧 성장세를 보인 것과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면서 충격은 더 컸다. 지난해 우리카드는 '카드의정석' 시리즈 흥행과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리텐션(retention) 마케팅'에 힘입어 꾸준히 자산을 늘렸다.
지난해 1분기 말 4조8143억원이었던 신판자산은 지난해 4분기 말 5조2078억원까지 불어났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판매 건당 수익성은 떨어졌지만 매출이 늘면서 충격을 줄일 수 있었다. 소위 '박리다매'에 성공하면서 외형 확대가 이뤄지고, 수익도 늘릴 수 있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월부터 5월 중 지급카드 이용실적(현금서비스 제외)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 줄었다. 지급 결제액이 감소한 건 신용카드 사태가 터졌던 2004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정도를 제외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우리카드는 대출상품을 늘리며 외형을 유지하고 수익성도 방어했다. 그동안 취급을 자제했던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이 올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우리카드의 카드론 자산은 2조60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올 들어 2조8000억원대로 올랐다. 6월 말 기준 카드론 자산은 2조8403억원이다.
카드론 수익성도 높은 편이다. 우리카드는 평균 금리 12.11% 수준으로 카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우리카드는 2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510억원보다 43.7% 줄어들었다. 1분기에 선방한 덕분에 상반기 통틀어서 보면 1년 전보다 19.8% 늘어난 수준이다.
아울러 대출채권 매각도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들어 우리카드의 건전성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6월 말 우리카드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율은 0.75%, 1.08%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 각각 16bp, 26bp씩 하락한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카드론을 대폭 늘린 게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론은 통상 신용등급 3~6등급에 해당하는 중·저신용자들이 이용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실직자 등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듯 보이나 이후 추이를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상반기 카드결제액 자체가 많이 줄었지만 금융자산을 꾸준히 늘려 수익성을 방어했다"며 "부실자산 매·상각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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