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모터스, '주담대 지렛대' 지배구조 재편 이재하 대표 자녀 소유 '보고파워', 사실상 지배주주 지위 확보
김형락 기자공개 2020-08-12 08:26:4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0일 07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삼보모터스' 오너 일가가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을 활용해 지배구조를 새로 짰다. 창업주 이재하 삼보모터스 대표는 전환사채(CB) 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 자금을 주담대로 마련했다. 이 대표 자녀들은 주담대를 지렛대로 비상장 관계회사를 앞세워 지배력을 강화했다. 이 대표 형제들이 가지고 있던 지분을 사들이며 '2세 승계'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4일 NH투자증권에 주담대를 일부 상환했다. 지난해 삼보모터스 CB 콜옵션 행사 자금을 지급하기 위해 빌린 돈이다. 담보로 제공했던 삼보모터스 주식은 기존 94만121주(담보설정금 68억원)에서 53만3038주(39억원)로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 삼보모터스는 올해 지배구조 격변기를 맞고 있다. 이 대표와 이 대표 자녀들을 중심으로 지배구조에 변화를 줬다. 그동안 이 대표를 지원했던 형제들 지분을 이 대표 자녀들이 보유한 비상장 관계회사들이 넘겨받았다. 자연스레 이 대표 자녀들에게 힘이 실리는 2세 승계 절차가 진행 중인 셈이다.
아직 개인 최대주주는 지분율 13.16%(보통주 220만8676주)를 보유한 이 대표다. 지난 3월 CB를 활용해 1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5월 콜옵션을 행사해 확보해둔 43억원 규모 삼보모터스 제8회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보통주 82만9972주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콜옵션 행사 자금은 차입금으로 치렀다. 콜옵션 행사 하루 전날 NH투자증권에 삼보모터스 보통주 120만8848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47억원을 차입했다. 차입기간을 연장해오다 지난 3월과 4월 각각 9억원, 8억원을 상환했다. 지난 4일에는 남아 있는 대출금 30억원 중 담보로 잡힌 주식 40만7083주(담보설정금 30억원)만큼을 갚았다.

현재 지배구조 핵심축은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보고파워'다. 이 대표 장녀 이유경씨가(보유 지분율 39.6%)가 최대주주로 있고, 둘째 딸 이수경(25.17%)씨와 막내딸 이수임경씨(8.7%)가 주요주주로 있는 관계회사다. 고철·철자재 수집·판매 및 가공처리업과 부동산 임대업 영위하는 비상장사다.
보고파워는 자동차부품 제조사 삼보에이앤티(지분율 92.73%)와 삼보프라텍(87.52%)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1793억원, 자본총계는 39억원을 기록했다.
지배구조 변화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보고파워다. 지난 3월 이 대표의 동생 이연성씨가 가지고 있던 삼보모터스 보통주 42만1940주(당시 지분율 2.51%)를 사들였다. 매입대금은 자기자금 10억원으로 만들었다.
삼보에이앤티와 삼보프라텍도 보고파워 지배력 강화에 힘을 보탰다. 삼보에이앤티는 주담대를 활용해 단숨에 삼보모터스 3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3월 이 대표 동생 이연성씨와 이헌씨가 보유중인 삼보모터스 보통주 160만주(지분율 9.53%)를 매수했다. 자기자금 19억원과 차입금 24억원을 투입했다. 대구은행에서 주담대로 마련한 40억원을 활용했다.
삼보프라텍은 지난 3월 자기자금 11억원을 써서 이헌씨로부터 삼보모터스 보통주 41만2021주(지분율 2.46%)를 인수했다.
지분 변화와 달리 삼보모터스 이사회에 아직 이 대표 자녀들은 없다. 이 대표가 사업을 총괄하고, 김경표 사장이 보좌하고 있다.
이 대표의 딸들은 보고파워 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둘째 딸 이수경씨가 2009년부터 대표이사로 보고파워를 이끌고 있다. 이유경씨와 이수임씨는 보고파워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지분율이 높은 첫째 딸 이유경씨가 향후 삼보모터스 경영권을 확보할지도 관심사다.
삼보모터스는 자동차용 자동변속기를 구성하는 플레이트와 파이프류 제품(공기·냉각수·연료 등이 이동하는 통로)을 만드는 기업이다. 자동차용 파이프·오토 트랜스미션용 플레이트 시장점유율은 85% 수준(현대·기아차 기준)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9395억원, 영업손실 107억원, 당기순손실 15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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