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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신세계I&C 갑자기 '종속기업' 변경…왜? 지분율 35.65% 그대로, 자사주 제외 유효지분율 적용…꾸준한 흑자 '연결' 편입 유리

최은진 기자공개 2020-08-18 11:33:2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4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관계기업이던 신세계I&C의 지배력을 종속기업으로 변경했다.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되던 신세계I&C의 실적이 앞으로 연결기준 실적으로 반영된다.

㈜이마트가 보유한 신세계I&C의 지분율이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갑작스런 지배력 변경이 꽤 의아하다. ㈜이마트는 신세계I&C의 자사주 규모가 늘어나면서 유효지분율이 증가한 데 따라 지배력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1분기 기준 15곳의 종속기업과 3곳의 관계 및 공동기업을 두고 있다. 종속기업은 연결기준 실적으로, 관계 및 공동기업은 지분법 손익으로 재무회계에 반영한다. ㈜이마트의 종속기업 내역을 보면 대부분 과반 이상의 지분율을 소유한 기업들이다.


그룹마다 차이가 있는 지배력 분류를 ㈜이마트는 '50% 이상 지분율'을 기준으로 종속기업 여부를 분류한다. 2013년부터 새롭게 회계기준에 적용된 '사실상 지배력(De Facto Control)'이란 개념을 통해 지분율이 50%를 초과하지 않더라도 지배력이 인정되는 때엔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지만 ㈜이마트는 보수적으로 해석했다.

다만 신세계푸드와 신세계건설 등 상장 계열사의 경우엔 소액주주 지분의 분산정도나 타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율 등을 고려해 종속기업으로 삼았다. 사실상 지배력 개념을 활용한 예다.

하지만 6월부터 갑자기 ㈜이마트가 지분율 35.65%를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I&C의 지배력을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변경했다. ㈜이마트의 기존 지배력 분류 관행과는 대조를 이루는 것은 물론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이라는 데 주목됐다.


종속기업으로 지배력이 변경된 데 따라 앞으로 ㈜이마트의 재무회계에는 신세계I&C의 실적 뿐 아니라 자산과 부채가 한몸처럼 연결실적으로 반영된다. 신세계I&C는 연간 4000억원 안팎의 매출과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한다. 보유 종속기업들이 줄줄이 적자를 내고 있는 ㈜이마트 입장에선 신세계I&C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면서 실적을 늘리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신세계I&C의 자산은 2800억원, 부채는 약 850억원 규모다.

㈜이마트가 신세계I&C의 지배력을 갑작스럽게 변경한 이유는 유효지분율 때문이다. 신세계I&C가 쓱페이(SSGPAY) 사업을 계열사인 에스에스지닷컴에 양도하는 데 반대한 주주들의 주식을 떠안으면서 자사주 물량이 8만3500주에서 58만5000주로 확대됐다. 전체유통주식의 34% 비중이다. 전체 발행주식에서 자사주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이마트가 확보하고 있는 유효지분율은 54%로 늘어나게 된다.


㈜이마트는 유효지분율을 기준으로 과반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 데 따라 사실상 지배력 개념을 활용해 종속기업으로 재분류 했다. 향후 신세계I&C가 자사주를 제3자에게 처분하게 된다면 다시 ㈜이마트의 지배력은 관계기업으로 변경될 수 있다.

하지만 사실 ㈜이마트가 보유한 신세계I&C의 지분에 변화가 없었던 만큼 굳이 지배력을 변경할 이유는 없었다. 더욱이 신세계I&C도 상장사인 만큼 신세계건설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지배력 개념을 활용해 일찌감치 종속기업으로 분류해도 됐다. 또 과반 이상 지분율이라는 보수적 개념을 따른다던 내부 방침에 비춰보면 갑자기 유효지분율 개념을 이용해 지배력을 변경했다는 점도 의문이 든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종속기업들의 적자실적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감한 상황에서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는 신세계I&C를 연결실적으로 편입하는 게 재무회계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회계법인의 판단에 따랐다고 설명했지만 ㈜이마트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됐을 것으로 해석된다. 왜 지금 이 시점이냐에 대해선 그만큼 실적악화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로 인한 유효지분율은 하나의 좋은 핑계가 됐을 것이란 얘기다.

신세계I&C의 지배력이 종속기업으로 변경되면서 연쇄적으로 신세계TV쇼핑의 지배력도 종속기업으로 바뀌었다. ㈜이마트가 보유한 신세계TV쇼핑의 지분율은 47.8%로 과반을 넘기지 않으나 종속기업이 된 신세계I&C가 28.25%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세계TV쇼핑에 대한 ㈜이마트의 유효지분율은 62%로 확대된다.

신세계TV쇼핑은 1620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이지만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자산은 538억원, 부채는 58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이마트 내부 관계자는 "신세계I&C의 자사주에 변화가 생기면서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지배력을 변경하게 됐다"며 "내부적으로 과반 이상의 지분이냐 아니냐에 따라 종속기업 여부를 분류하긴 하지만 유효지분율을 기준으로 변경하게 됐고 회계법인 판단에 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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