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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여신전략 변화]KB국민은행 예대율 관리 올인…가계대출 옥죄기③가계-기업 리밸런싱 주력…LCR비율·건전성 모니터링 촉각

손현지 기자공개 2020-08-26 07:53:05

[편집자주]

'코로나19'가 은행들에게 양날의 검이 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성장 목표치를 낮게 잡았는데 대출금 폭증이란 정반대 흐름을 맞닥뜨렸다. '원치 않는' 성장이지만 당국의 압박에 상환유예가 불가피하고 대출 집행을 당분간 멈추기도 어렵다. 돌파구는 포트폴리오 조정뿐이다. 리스크, 수익성, 금융지원 '삼박자' 측면에서 각 은행들의 전략 변화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4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전략 변화로 하반기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한 속도조절을 택했다. 예대율 수치가 100%를 웃돌면서 여신의 양적 조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포트폴리오의 균형 성장을 꾀하고 있다. 그간 비중이 높았던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담보대출과 중도금대출을 중심으로 한 집단대출 등을 조이고 있는 모양새다. 연체율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이나 기타여신 등 일부 신규심사에는 컷오프(Cut-off)를 병행하고 있다.

◇대출성장률 목표치 5% 도달, 올해도 '속도조절' 관건

국민은행의 작년 한해는 그야말로 '리스크관리'의 해였다. 실적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IR)마다 자산건전성 관리가 최우선이란 방침을 밝혔을 정도다. 여신 취급에서도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작년 1~6월 대출 성장률은 0.8%에 그쳤다. 급기야 당초 세웠던 연간 대출 성장률 목표치도 기존 5%에서 3%로 내려잡았다. 2018년 연간 9.6% 성장을 이뤘던 것과는 대비된다.

올해는 다른 양상이었다. 대출 성장률 목표치를 5%로 잡았다. 신한은행 목표치(3%) 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재무와 전략 부서를 중심으로 논의를 한 결과 성장을 통한 수익성 관리도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문제는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상반기 중 목표치(연 5% 성장)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3월부터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5월에는 대기업대출 잔액 2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중소기업대출 역시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기대출 총 잔액은 작년 말 103조2735억원에서 7월 말 기준 112조2647억원으로 8.7% 늘었다. 특히 해당기간 소호대출의 증가폭이 7.4%로 두드러졌다. 가계대출도 4.7% 성장세를 보였다.

1~7월까지 대출 성장률은 7.4%를 기록한 상태다. 갑작스런 여신수요 급증 현상에 국민은행은 3월부터 포트폴리오 전략을 재정비했다. 통상 대출이 늘면 잠재부실 위험도 덩달아 상승하기 때문에 건전성에 포커스를 둔 방향성 설정이 필요했던 셈이다.


◇여신 리밸런싱, '컷오프' 일부 병행

양상이 달라지자 리스크관리협의회가 전면에 나서 하반기 여신 속도조절 검토에 나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성장세가 두드러졌기에 하반기에는 최소한의 여신만 취급하려 하고 있다"며 "유휴자금은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펀딩은 자제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여신 포트폴리오 의사결정기구인 리스크관리협의회는 매달 1~2회씩 개최된다. 최철수 리스크전략그룹 전무(CRO)가 주관하는 회의로 이환주 경영기획그룹 부행장(CFO), 성채현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이재근 영업그룹 부행장, 김운태 중소기업고객그룹 전무, 우상현 CIB고객그룹 전무, 하정 자본시장그룹 전무, 김태구 여신관리그룹 전무 등 8명의 임원이 참여한다.

해당 협의체는 신용·운영·시장 리스크에 따른 한도 관리 등을 담당하는 기구다. 아울러 업종별, 산업별 익스포저 관리, 유동성 관리 등에 대한 안건도 논의한다. 이사회 내 리스크위원회를 통해 위원회로 보고되기도 한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직후인 지난 3~4월에는 예외적으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면서 수차례 회의를 열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여신정책 기본 방향성은 가계와 기업의 균형성장이다. 과거 주택은행 합병 영향으로 가계여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탓이다. 앞서 관계자는 "여신 포트폴리오에서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사항은 가계-기업간 균형성장"이라며 "최근 신예대율 규제가 가계여신에 가중치를 15%포인트나 추가로 부과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2년 가계와 기업 포트폴리오를 55대 45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과거 생산설비 구입 등 시스템 개체 목적의 시설자금 대출 위주로 비중을 끌어올리며 밸런스를 맞춰왔다. 설립 1년 이상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라 해도 신용등급 BB-등급 이상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왔다.


코로나19 전후로 이러한 현상은 뚜렷해졌다. 지난달 말 기준 가계-기업 여신은 기존 55대 45 수준에서 53.6대 46.4으로 소폭 변화됐다. 50대 50 수준으로 조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포트폴리오 변화는 가계여신 증가세가 둔화된 영향이다. 특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주택담보대출 추이가 5월을 기점으로 꺾이고 있다. 정부규제와 맞물려 집단대출, 정책모기지론 취급 둔화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대신 주택 관련 자금수요 등의 영향으로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 증가폭이 늘었다.

일부 여신에는 신규대출 심사 컷오프(Cut-off) 기준을 적용하기도 했다. 컷오프는 저신용등급 차주의 한도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우량여신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심사 거절 고객 중 예외 승인 기준을 활용한 것이다. 예컨대 자산총액 120억원 이상인 외감법인 대출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소득 직장인 신용대출 등 위주로 질적인 여신 성장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예대율 비상, 하반기 예수금 확보 관건

하반기 리스크관리협의회의 주 관심사는 예대율, LCR 유동성 비율이다. 현재 국민은행의 예대율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00%를 넘은 상태다. 가계여신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신예대율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신용대출, 주담대 등이 급증하면서 예대율이 치솟기 시작했다. 작년 말 94.14%에서 지난 3월 말 98.26%로 3개월 만에 4.12% 상승했으며 6월 말 기준 100.4%를 기록했다. 비록 당국이 한시적으로 5%포인트 이내의 예대율 위반을 양해해주긴 했지만 대출여력이 쪼그라든 셈이다.

저축성 예금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4월을 기점으로 저축성예금의 낙폭이 컸다.다만 저원가성 예금의 성장으로 전체 원화 예수금 규모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출 성장세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선제적으로 고객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통상 은행들이 연말께에야 예대율 조절에 나서지만 올해는 그 이전부터 예수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산컨설팅 부분에서 비대면을 통한 상품개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인 맞춤형 상품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스크관리협의회의 또 다른 핵심 관리 대상인 LCR비율은 대표적인 유동성 지표로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의미한다. 국민은행의 평잔기준 통합 LCR은 3월말 102.87% 에서 6월말 96.48%로 하락했다. 통합 LCR규제비율의 한시적 유예(100% à 85%, 9월말)에 따라 양호한 수치지만 향후 유동성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단기간에 맞추려면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 매입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있다.

건전성 관리도 주력하고 있다. 중소기업(SME)·소호(SOHO) 여신 위주로 성장해 위험가중자산(RWA)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기·소호 여신 위험가중치는 가계여신 보다도 2배 가량 높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 민감 업종을 세세하게 분류해 좀더 촘촘하게 리스크를 관리할 것"이라며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으로 현재 지표가 차주의 실질적 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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