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IPS, 세메스 사업부 인수 결정…두둑한 현금 활용 디스플레이 라인업 확대…세메스, 현금흐름 개선
김슬기 기자공개 2020-09-01 07:57:36
이 기사는 2020년 08월 31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장비회사인 원익IPS가 세메스의 디스플레이 사업 일부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본계약이 체결 되기 전이지만 해당 사업부 인수를 통해 디스플레이 제품 라인업을 보다 확대했다는 평이다. 현재 원익IPS는 두둑한 현금을 가지고 있어 인수에 큰 부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메스 역시 사업재조정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31일 원익IPS는 세메스의 디스플레이 사업부 중 Photo 및 Wet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는 아직 본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영업양수 관련 구속력이 있는 양해각서를 맺었다. 양수가액은 820억원이며 확정실사 등을 통해 본계약시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원익IPS는 반도체 장비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장비 라인업 역시 확대하기 위해 세메스의 사업 일부를 양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세메스는 삼성전자 계열의 장비회사로 계열사와 보폭을 맞추며 적기에 관련 장비를 제공해왔다. 세메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중단하면서 관련 사업을 매각할 필요가 있었고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원익IPS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원익IPS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장비 등을 제조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를 주력으로 해왔지만 2019년 원익테라세미콘을 합병하면서 디스플레이 장비 라인업을 확대했다.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열처리 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장비별 매출이나 이익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반도체 장비비중이 60% 가량으로 추정된다.
원익IPS는 합병에도 불구하고 2018년과 2019년 매출이 비슷했다. 하지만 대규모 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은 60% 이상 감소했다. 2018년 105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9년 411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상황이 반전됐다. 상반기에만 485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 역시 6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 62% 늘었다. 올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및 비메모리 장비 투자 등으로 실적이 좋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적인 이해관계와 더불어 각자의 재무상황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원익IPS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2340억원, 총차입금 174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066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다. 세메스 사업부를 인수해도 별다른 차입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세메스의 경우 매출 규모는 크지만 매출채권이 현금화되는 시기의 불일치가 발생해 현금이 넉넉하지 못했다. 주기적인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해왔다. 상반기 현금성자산은 189억원이며 총차입금은 2824억원이었다. 이번 사업부 매각을 통해 800억원대의 현금을 손에 넣게 되면 현금흐름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익IPS는 세메스의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전체를 인수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포기했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서는 LCD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원익IPS는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를 공략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부문을 효율적으로 인수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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