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대림산업, 7년만의 화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2013년 이후 첫 보고서 발간, 배원복 대표이사 4차 산업혁명 시대 건설업 변화 주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0-09-03 14:22:09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이 7년 만에 공개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선 디지털 전략의 중요성이 잘 나타난다. 건설사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신기술 트렌드와 거리가 멀다는 편견을 넘어서듯 보고서 전면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소개했다.대림산업의 디지털 시대 전환은 배원복 대표이사가 강조하는 중장기 사업 전략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대림산업은 2008년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후 올해 여섯번째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3년 다섯번째 보고서를 공개한 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보고서에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추진 노력과 성과를 담아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기존에도 지속가능경영활동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지만 최근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를 이해관계자에게 설명하기 위해 보고서를 냈다"고 말했다. 2020년 보고서 발간까지 긴 공백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매년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공개할 전망이다.
대림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경영활동에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반영해 보고하고자 중요성 평가를 기반으로 쓰였다. 중요성 평가는 사업연관성과 이해관계자의 관심도라는 기준에 따라 실시됐는데 이 때 두 기준 모두에서 최우선으로 꼽힌 것이 신성장동력의 확보였다. 나머지 핵심이슈로는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고객만족활동 강화, 임직원 안전보건 관리 강화가 선별됐다.
대림산업은 핵심이슈로 제일 먼저 신성장동력 확보 전략을 소개했는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건설부문 중장기 전략의 중심을 차지했다. 건설부문 중장기 전략은 총 두 페이지를 통해 소개됐다. 이 중 한 페이지 전체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설명하는데 쓰일 정도였다.
대림산업은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건설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수주·집행·리스크 관리에 적극 활용하고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모듈러 기술을 사업에 접목해 생산성 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수주 단계부터 시작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주·집행 체계 구축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010년대 중반 중동을 중심으로 한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저가 수주에 나서 적자를 기록했던 아픔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느낌과 감에서 벗어나 철저히 분석을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을 내리겠다는 의미다.
대림산업의 디지털 전략은 신성장동력 외 다른 핵심이슈인 환경, 품질, 안전에도 적용됐다. 환경 보호를 위해 자원을 줄이는 데에도 스마트 건설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2D 설계와 달리 BIM 3D 모델링을 활용한 결과 투입되는 자재의 최적량을 산출해 원부자재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림산업은 올해부터 건설업계 최초로 모든 공동주택의 기획 및 설계단계부터 BIM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사내에 BIM팀도 별도로 신설해 3D 모델링 기술을 통한 설계안, 건축공정, 비용 최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디지털 기술은 안전사고를 줄이는 데도 기여했다. 대림산업은 사고를 형태와 원인별로 분석해 빅데이터화할 수 있는 안전사고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관리 중인 안전사고 데이터를 사고발생 형태와 원인별로 분석을 마쳤고 올해는 사고 원인분석 항목을 7000여개의 소분류로 세분화해 더욱 면밀한 분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월간 안전사고 데이터 분석 리포트를 현장 직원에 전송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디지털 전략 강조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직전 보고서인 2013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는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한 차례도 언급돼있지 않다.
대림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지난해 10월 건설부문 대표이사로 선임된 배원복 대표이사(사진)가 이끌고 있다. 배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건설업도 디지털 변화를 따라가지 않으면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임직원에게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대표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중 CEO 메시지를 통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혁신을 사업 전반에 과감하게 접목하여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굳건한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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