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해외법인 점검]美 판매법인,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수익성 챙겼다①반도체 제외 모든 제품 판매 전담, 비용절감으로 순이익률 7% 육박
김슬기 기자공개 2020-09-10 12:55:1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도 세계 최대 전자제품 시장인 미국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미국법인(SEA·Samsung Electronics America)은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됐지만 해당 시기에 도리어 마케팅 비용 등을 아껴 수익성을 챙겼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1년동안 벌어들일 수익을 다 냈다.또 올 하반기부터 미국 이동통신 1위 업체인 버라이즌과 무선통신 솔루션 공급을 시작하면서 향후 수익원도 착착 확보해나가고 있다. 그간 주력으로 판매해왔던 가전제품이나 휴대폰 외에 네트워크 통신장비도 라인업에 올리면서 향후 성장 페달을 밟았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EA는 올해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5조6556억원, 순이익 1조8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기준으로 각각 0.2%, 349.5% 증가한 것이다. 매출액 증가폭은 크지 않았으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순이익률은 2019년 상반기 1.5%에서 2020년 상반기 6.9%로 상승했다.
1978년 7월 현지 유통시장 개척을 위해 세운 SEA는 미국 내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전자제품 판매를 총괄하고 있다. 미국에는 1997년부터 2014년까지 휴대폰 판매법인인 STA가 따로 있었으나 이후 SEA에 흡수합병됐다. SEA는 시장 진출 20여년 동안 누적적자를 기록했으나 2000년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두 법인 합병으로 경영효율화도 얻었다.
SEA는 삼성전자의 최대 매출지역인 미국을 담당하는 곳인만큼 법인 규모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SEA는 삼성디스플레이(44조9852억원)를 제외하고 가장 규모가 큰 법인으로 자산규모만 37조3050억원이다. 2017년 전장사업을 위해 인수한 하만(Harman)의 자산(16조3243억원)보다도 규모가 크다.
올해 SEA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 1분기에는 8조8953억원의 매출과 7208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대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0 시리즈의 출시로 2분기 실적 역시 견조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여파가 미국까지 확산됐다.
SEA의 2분기 매출액은 6조7603억원, 분기순이익은 3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에 비하면 모두 감소된 수치였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다른 양상이었다. 매출액은 5% 가량 빠졌지만 순이익은 3222% 늘어났다. 2분기에는 베스트바이 등 북미 판매망이 셧다운되면서 오프라인 판매가 불가능했지만 온라인 중심의 언택트(Untact) 마케팅을 펼치면서 비용을 절감했던 부분이 수익성에 도움이 됐다.
삼성전자는 미국 생활가전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2019년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금액 기준) 20.5%를 차지했고 건조기, 세탁기, 냉장고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까지도 역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역시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미국 내 초대형TV 시장 점유율은 65% 가량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 지역은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 판매가 어려웠지만 온라인 마케팅 등을 통해 발빠르게 판매채널을 전환했다"며 "비용절감과 마케팅 효율화 등으로 수익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경영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SEA는 역대 최대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STA 합병 이후인 2015년부터 SEA는 매출액 30조원을 넘어섰고 꾸준히 수익을 냈다. 2015~2016년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대였다. 2017년 갤럭시노트7 폭발 등으로 SEA는 7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단시일 내에 사태를 수습하면서 이듬해 8000억원대의 이익을 봤다.
SEA는 2019년 연간 매출액 33조8594억원, 당기순이익 1조1277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올 상반기에 1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기 때문에 하반기 적자를 보지 않는 이상 역대 최대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에 큰 타격을 받았으나 하반기에는 주춤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최근 SEA가 올해 6월말부터 2025년말까지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무선통신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라인업을 확대한 것도 긍정적이다. 연간 1조5800억원선의 매출이 더해지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내 주요 통신사인 AT&T나 스프린트 등 모두에 핵심 통신장비 공급자로 올라선데 의미가 있다고 봤다. 향후 통신장비 쪽의 외형성장도 기대해 볼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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