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엇갈린 해외·국내 주식 투자성적 해외 33% 상승, 국내 18% 하락…ASML, 취득원가 대비 7배 '효자'
김슬기 기자공개 2020-08-26 08:03:5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5일 12: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보유한 상장주식 중 국내와 해외 성적표가 확연히 갈렸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장비업체, 스마트폰 기술 제휴 등을 위해 국내외 다수 업체에 지분투자를 진행해왔다. 올 상반기 ASML, 비야디(BYD) 등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해외 상장주식의 가치가 높아졌다. 국내 계열사 및 협력사 등에 투자한 지분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25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공정가치금융자산 중 상장주식의 장부금액(연결기준)은 총 4조99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말 대비 7232억원, 17% 증가했다. 투자시기는 다르지만 취득원가로 따졌을 때 전체 평균 투자수익률은 137.5%로 2조8900억원이 불어났다.
공정가치금융자산 중 상장주식으로 잡히는 해외주식은 ASML, 와콤(Wacom), BYD다. 해외주식은 올 상반기 8605억원 장부가가 뛰면서 지난해말과 비교해 33% 수익이 났다.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협력을 위해 지분투자를 단행한만큼 단기적인 투자수익률에 큰 의미는 없지만 향후 엑시트(Exit) 시에는 각 기업의 주가흐름이 중요하다.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 준 주식은 ASML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ASML 지분 630만여주(1.5%)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말 2조1547억원이었던 지분가치는 올 상반기말 2조7797억원으로 뛰면서 장부상 차익만 6250억원(29%)이었다. 취득원가로 치면 수익률은 666%까지 높아진다.
ASML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다. 삼성전자는 2012년 8월 5억300만유로(7146억원)를 투자해 ASML홀딩스 지분 3%를 확보했다. 여기에 차세대 EUV 노광장비 연구개발(R&D)에 2억7600만유로(3915억원)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2016년 9월 보유중이던 지분의 절반인 1.45%를 당시 환율로 7400억원대에 매각했다.
ASML의 올 상반기 주가흐름은 상승세였다. 뉴욕과 암스테르담 증시에 상장한 ASML은 지난해말 주당 295.94달러에서 올 6월말 364.8달러, 유럽 내에서는 같은 기간 263.7유로에서 326.9유로로 상승했다. 견조한 주가 흐름은 결국 실적에서 기인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4억4900만달러(약 7조6500억원), 영업이익은 16억2500만달러9약 1조93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5%대다.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세우고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EUV 노광장비를 대거 구매하고 있다. TSMC 역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투자를 진행 중이다. EUV 노광장비 공급사는 전세계에서 ASML이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지분투자를 통해 장비 공급망을 견고하게 했을 뿐 아니라 지분투자 수익까지 잡은 것이다.
또 눈에 띄는 곳은 중국 BYD였다. BYD의 장부개액은 6367억원으로 전년말대비 54%(898억원) 상승했다. 해당 업체는 중국 1위 전기차 제조사로 삼성전자가 2016년 7월에 유상증자에 참여, 1.9%의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투자금액은 5287억원선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확대를 위해 지분투자에 나섰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관련 주식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BYD 주가 역시 상반기 47.64위안에서 71.80위안까지 뛰었다.
와콤은 2013년에 투자한 일본 업체로 전자펜 분야에서 다수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와콤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태블릿 PC 등에 들어가는 S펜을 공급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장부금액은 515억원으로 전년말대비 29% 커졌다. 다만 최초 투자금인 620억원에 비해서는 11% 가량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이익을 가져다 준 해외주식과는 달리 국내 주식들의 장부가액은 낮아졌다. 국내 주식의 장부가액은 1조141억원으로 전년말대비 2271억원(18%) 감소했다. 국내주식은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아이마켓코리아, 원익홀딩스, 원익IPS, 에스에프에이 등이다. 계열사 주식인 삼성중공업과 호텔신라를 제외해도 지분가치는 17% 가량 축소됐다. 해당 주식 중 한 곳도 빠짐없이 올 상반기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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