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10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총 129개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의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가 끝났다. 전반적으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의 등급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번 평가 결과는 조만간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2020년이 벌써 9개월이나 지난 상황에서 나온 결과지만 일부 공공기관의 2020년 경영실적을 미리 유추해 볼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공공기관들의 문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하늘길이 막혀버린 2020년, 129개 공공기관 중 가장 타격이 큰 곳 중 하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다.
얼마전 '인공국'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며 논란을 빚었던 인천공항은 2018년 상대·절대평가 모두에서 종합 A등급을 받았다. 2019년 경영상황 등을 비춰보면 이번 발표에서도 종합 A등급 부여가 예상된다.
인천공항이 종합 A등급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근간은 따지고 보면 '돈 잘 버는'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의 공익성은 둘째 치더라도 인천공항은 적자 공기업이 넘치는 상황에서도 매년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2018년 평가 보고서에서도 정부는 인천공항이 2001년 개항 이래 세계 최고 수준의 상업수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다.
하지만 그동안 우려했던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내년 발표되는 2020년 경영평가에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2018년 기준 인천공항 수익의 67%는 상업수익과 임대수익에 편중돼 있다. 대부분이 세계 1위 면세점 수익에 기댄 성과인데 올해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면세점 대부분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인천공항 수익제고의 기회로 여겨진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도 사업자들의 불참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분기에 면세점 임대료 감면에 나서 이미 수천억원의 손실을 본 상태이고 날이 갈수록 그 규모는 커지고 있다.
잘나가던 시기에 기우(杞憂)와도 같았던 면세점 매출액 감소 리스크를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이같은 위기가 찾아오자 그동안 감춰졌던 인천공항의 민낯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분기 면세점 임대료 감면의 경우 면세업계의 지원요청이 처음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여론에 떠밀려 임대료 감면에 뒤늦게 나서면서 명분도 실리도 모두 놓쳤다.
신규수익 창출을 위한 입국장면세점 도입, 해외사업 등도 지금의 위기를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라도 바꿔야 한다. 지난날의 안이함을 버리고 세계 1위 공항으로서 국내 면세산업 지원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운항, 여객, 화물, 주변개발, 해외사업 등 타 사업부문의 경쟁력도 강화해 코로나19 이후의 비상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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