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 중간지주사 도입]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책 대폭 강화한 대림산업분할 후 중간지주사 디엘 하에 거버넌스위원회 운영…사외이사 권한 강화
고진영 기자공개 2020-09-14 09:31:07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산업이 이번 기업 분할을 통해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법인이 산업부문별로 나뉘는 만큼 사업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이에 따라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음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조직도 확대 구성할 방침이다.
대림산업은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면서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재편하기로 했다. 내부거래위원회 대신 지주회사를 통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기 위해서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 사외이사 제도도 함께 도입한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중간지주사인 디엘 산하에 조직된다. 기존 내부거래위원회가 이름처럼 내부거래에 대한 문제만 다뤘다면 거버넌스위원회의 경우 지배구조 개선에 관련한 이슈를 전반적으로 매만진다. 다만 앞으로 논의될 구체적 사항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
디엘은 선임 사외이사 제도를 통해 사외이사의 권한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선임이사를 둠으로써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안건의 영역 등을 넓히겠다는 취지”라며 “자세한 내용은 아직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간 대림산업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비교적 크게 받아왔다. 여기에는 취약한 오너일가의 지분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대림산업의 경우 상반기 기준 대림코퍼레이션 소유 주식이 21.67%, 대림학원이 1.27%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23.12%에 불과하다. 반면 국민연금 지분율은 무려 13.50%에 이른다.
게다가 대림산업은 올해 2월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한 상장사 56곳 중 한 곳에 포함됐다. 임원의 선임 및 해임과 배당 증액 요구, 정관 변경 등을 국민연금이 제안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대림산업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화두로 떠오를 때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배당성향이 낮다는 점에서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주주친화책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건설과 석유화학(유화)으로 각 사업부문을 분할하는 방안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찍부터 제기돼왔다.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올해 3월 대림산업 사외이사에서 물러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대림산업 측은 사임 이유를 두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업계에서는 분할 등 큰 틀에서 그룹이 변화하기 위한 전초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다.
당시 이사회에 설치된 내부거래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구성원을 전원 사외이사로만 한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 사내이사 1명 등 총 4명의 이사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3월부터 사내이사 1인을 제외하고 3명의 사외이사로만 내부거래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이번 분할과 함께 거버넌스위원회로 다시 재정비된 셈이다.
대림산업이 분할과 함께 주주이익 극대화를 언급한 만큼 추후 배당을 확대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대림산업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이 2014년 100원에 그치는 등 그간 인색한 배당으로 말이 많았다.
2016년 배당성향 4.44%를 보인 이후 2017년 7.91%, 2018년 10.18% 등 매년 상향했지만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2019년에는 오히려 7.09%로 낮췄다. 지난 5년간 평균 배당성향을 계산하면 7.2% 수준에 불과했다. 2018년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이 2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참 못미친다.
이를 의식한 듯 2019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대림산업은 자사주 매입 등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보고서에서 대림산업은 지금까지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투자 우선순위 조정에 매진하느라 배당정책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주주친화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업부문별로 분할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배당 정책의 경우 내년 초 즈음이 돼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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