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탈통신 나선 SKT]10년 투자 집념…'디지털 헬스케어' 포트폴리오구축③ 2012년 '헬스커넥트' 설립으로 시작…인바이츠헬스·나녹스로 확장

성상우 기자공개 2020-10-05 07:15:23

[편집자주]

SK텔레콤은 통신회사에서 벗어나고 있다. 비통신 사업 매출은 40%에 육박한다. 신사업 관련 관계사만 수십곳에 달한다. 플랫폼·미디어·콘텐츠·모빌리티·헬스케어·금융 등 다양하다. 탈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의 신사업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4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NA를 통한 질병 예방이 가능할까. 질병 뿐 아니라 현재 피부와 모발 상태는 어떤 지, 개선을 위해선 음식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 지 등 앱 하나로 파악이 가능하다. 집으로 배송된 검사 키트에 침 한번 뱉어서 보내면 이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care8 DNA' 얘기다.

SK텔레콤은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마크로젠과 함께 만든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았다. SK텔레콤이 그동안 구상해 온 ICT 기반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사업의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2년 서울대학교 병원과 합작으로 설립한 '헬스커넥트'가 그 모태다. 당시부터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 및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 가능성을 내다본 최태원 회장의 신사업 확장 의지가 반영된 행보였다.
SK텔레콤 사옥

헬스커넥트는 야심찬 신사업이었다. 당시 비즈니스 모델은 시대를 앞서갔다. △모바일 기반의 일상 건강관리 모델 개발을 비롯해 △ICT 기반의 디지털병원 해외 진출 등을 뼈대로 했다. 중국에서 '모바일 당뇨관리 솔루션' 사업을 전개하고 중동 국가들에 스마트병원 솔루션을 수출하는 성과도 냈다.

결과적으로 이 사업은 빛을 보지 못했다. 원격의료가 금지된 국내 의료산업의 규제환경과 공공의료의 민영화 이슈 등이 겹쳐 걸림돌이 많았다. 중국 진출이나 중동 지역 기술 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연이은 실적 악화 탓에 사업은 점점 축소됐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우회로를 모색했다.

SK텔레콤은 또 다른 헬스케어 자회사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이번엔 사내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하는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헬스커넥트 지분 33%를 전량 현물출자했다. 이에 더해 중국 심천시와 지난 2014년 합작설립한 'SK심천메디컬센터'의 지분(43.5%)까지 양도함으로써 그동안 쌓아온 SK텔레콤의 헬스케어 관련 국내외 자산을 새 회사 인바이츠헬스케어에 몰아줬다.

인바이츠헬스케어에 투입된 SK텔레콤의 출자 규모는 현금과 현물을 합쳐 약 450억원 수준이다. 지분율 43.4%로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1대 주주는 헬스케어 분야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 뉴레이크얼라이언스로 43.5%의 지분을 투자했다. SCL헬스케어그룹은 135억원 규모로 참여해 10% 초반대 지분을 확보했다.

법인 출범 시 확보한 1000억원 규모 실탄으로 인바이츠헬스케어는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출범 직후 하나로의료재단 관계사인 트랜스글로벌헬스케어 지분 100%를 인수했다. 뒤이어 코넥스 상장사이자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업체로 익숙한 바이오코아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분 28.38% 확보에 약 200억원을 들였다. 이로써 인바이츠헬스케어는 헬스커넥트·트랜스글로벌헬스케어·바이오코아 3사를 관계사로 두면서 SK텔레콤이 구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의 기틀을 마련했다.

SK텔레콤의 헬스케어 신사업은 기존 업체 M&A를 통한 방식으로도 전개됐다. 의료기기 업체 나노엔텍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2011년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나노엔텍 지분을 늘렸고 3년 만에 최대주주가 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텔레콤의 지분율은 28.4%다.

나노엔텍은 체외진단기기 사업을 성장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SK바이오팜 등 SK그룹 내 바이오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비롯해 ICT와 결합한 의료진단 서비스라는 SK텔레콤의 자체 헬스케어 사업과도 접점이 많다. 인바이츠헬스케어가 구상 중인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과도 폭넓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최근엔 의료장비 분야에도 발을 들였다. 나스닥 상장업체 '나녹스'에 대한 두 차례의 전략적 투자로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 투자는 나녹스의 주 제품인 디지털 엑스레이(X-ray)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조공장의 국내 유치로도 이어졌다. 이는 계열사 SK하이닉스와의 협업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이 나녹스 밸류체인의 한 축을 담당함으로써 투자 이익과 사업적 시너지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10년에 걸친 투자 끝에 SK텔레콤은 '인바이츠헬스케어-나노엔텍-나녹스'라는 헬스케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SK그룹 차원의 헬스케어 사업 확장 의지가 강한 만큼 SK텔레콤의 이 분야 투자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마크로젠 등 타 기업들과의 전방위적 협업에도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의료 관련 국내 규제 환경도 점차 개선되면서 SK텔레콤이 그려온 ICT 기반 헬스케어 사업은 그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