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0월 06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우IB캐피탈과 NH농협은행이 추진한 물류 IT 플랫폼 회사 바로고의 투자가 무산됐다. 나우IB캐피탈이 거래를 주도하며 적극 나섰지만, NH농협은행의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에 가로막혀서다. 물류·배달업의 뚜렷한 성장성에도 불구,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수익구조가 은행의 보수적 투자성향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해 결성한 '엔에이치나우농식품1호사모투자'를 통해 검토했던 바로고 투자를 철회키로 했다. 해당 펀드는 지난해 4월 NH농협은행과 나우IB캐피탈이 농식품모태펀드의 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조성됐다.
바로고 투자는 나우IB캐피탈이 발굴, 주도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나우IB캐피탈은 지난달 자체 투심위를 열고 바로고에 투자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는 등 신속하게 투자작업을 진행했다. 'NH농협은행-나우IB캐피탈' 공동GP 간 엇갈린 의사 결정이 내려진 셈이다.
NH농협은행과 나우IB캐피탈 간 투자관점이 확연히 달랐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나우IB캐피탈은 물류·배달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8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조673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음·식료품 거래액은 44.4% 늘었다. 배달음식·간편조리식 등의 거래가 확대된 영향이다.
바로고의 매출 역시 가파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바로고 매출은 2017년 약 111억원에서 지난해 469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2년 새 매출액이 4배 정도 불어났다. 배달 수수료 확대, 배달대행 솔루션 수요 증가 등의 결과로 풀이된다.
나우IB캐피탈은 펀드의 성격에도 투자 초점을 맞췄다. NH농협은행과 나우IB캐피탈이 선정된 농식품모태펀드 일반분야의 경우 '농축산식품분야 사업을 영위하(려)는 경영체'가 주목적 투자대상이다. 바로고가 영위하는 물류·배달업에 농식품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나우IB캐피탈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의 생각은 달랐다. NH농협은행은 바로고의 적자 구조에 적잖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바로고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약 67억원으로 2017년 대비 3배 이상 커졌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역시 약 4배로 늘었다. 배달시장 내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력 확대와 마케팅 증가 탓에 적자가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바로고의 판매관리비는 최근 2년 새 3배로 확대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매해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는 투자처를 선호한다"며 "NH농협은행은 바로고가 적합한 투자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바로고는 2018년 배달 어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옛 RGP코리아)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150억∼200억원을 들여 바로고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바로고 지분 25를 보유, 2대주주에 올라있다.
바로고는 지난해 6월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타임포트폴리오자산운용·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기술보증기금·신한캐피탈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바로고는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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