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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현대백화점, 나홀로 견고…신세계도 선방 [유통사 크레딧 점검]③재무 안정성 부각, 온라인 경쟁 '틈새' 기대…비대면 확대, 실적 향방 '촉각'

피혜림 기자공개 2020-10-14 14:12:23

[편집자주]

성장 둔화와 투자 부담의 이중고에 허덕이던 국내 유통사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 AA급 우량 기업조차 적자 실적을 피하지 못했다. 영업현금창출력이 떨어지자 재무지표의 악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유통산업 환경과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을 점검해 크레딧 방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3일 0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통사 중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크레딧 우려를 상쇄하고 있는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등 백화점을 주력으로 한 유통사다.

물론 백화점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급감을 피하진 못했다. 하지만 높은 재무지표 등에 힘입어 견고한 펀더멘탈을 인정받는 모습이다.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급화' 틈새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대형마트 대비 우려가 덜한 이유다.

◇'실적 급감' 현대백화점, 크레딧 '이상무'…탄탄한 신뢰

특히 현대백화점은 국내 유통사로는 나홀로 'AA+'등급을 유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펀더멘탈을 자랑하고 있다. 2016년 크레딧 하락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적극 나선 신세계 역시 단기적으론 등급 방어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으로 실적 변동성이 높아진 데다 새로 진출한 면세 사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 등은 변수다.

현대백화점의 'AA+' 등급에 대한 신뢰는 굳건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비 확대로 오프라인 중심의 국내 유통사들이 실적 부진에 빠졌지만 현대백화점은 홀로 'AA+' 크레딧을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를 시작으로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이 'AA0'로 내려선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코로나19 여파에도 견고한 크레딧을 지켜낼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올 상반기 실적 저하로 국내 신용평가사의 일부 등급 하향 트리거에 도달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AA+' 등급 유지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230억원으로, 전년 동기(1257억원) 대비 81% 급감했다.



현대백화점의 펀더멘탈을 뒷받침하는 건 높은 재무안정성이다. 백화점은 점포 확대에 따른 자금 소요가 상당하지만 현대백화점은 투자 시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재무지표를 유지해왔다.

현대백화점의 순차입금은 연간 1조원 미만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8069억원이었다. 신세계(4.8조원)와 이마트(4.8조원), 롯데쇼핑(13조원) 등 AA급 유통사의 순차입금 대비 과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67%로, 이미 100%를 뛰어넘은 대부분의 AA급 유통사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수익성은 AA급 중 단연 우수했다.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은 연간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말 13%로 떨어지긴 했으나 수년간 20% 안팎 수준을 이어왔다. AA급 유통사 대부분이 2~3%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의 경우 재무지표가 안정적인 것은 물론 고정비 부담 역시 타 유통사보다 덜한 편"이라며 "등급 하향 조정이 이뤄지더라도 유통사 중 가장 늦게 생각할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률·재무안정성, 업황 둔화 상쇄…신세계, 변동성 관건

현대백화점을 필두로 백화점 중심의 유통사는 비교적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백화점 역시 온라인 업체 성장에 따른 실적 둔화를 비껴가진 못했지만 명품 등 고가품 판매에서만큼은 상대적으로 우위를 지켜낼 수 있었다.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등으로 점포망을 확대해 나간 점 역시 업황 부진을 상쇄한 요소로 지목된다.
GS리테일만 별도 기준

'백화점 2위' 신세계 역시 7%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이어오고 있다. 2015년 10% 수준에서 꾸준히 하락하긴 했지만 다른 AA급 유통사 대비 여전히 견고한 수준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말 영업이익률은 0.3%까지 급감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도 백화점 유통사들의 강점이다. 신세계는 자산 유동화 등 각종 자구안을 바탕으로 재무 부담을 상쇄했다. 그룹 차원에서 점포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등에 나서 투자 자금에 소요에 대응하고 있다. 2016년 'AA+'에서 'AA0'로 내려선 후 재무구조 관리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변동성이 고조된 점은 변수다. 신세계의 경우 2016년 등급 하락 이후 펀더멘탈 상 하향 트리거까지는 상당한 여유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올해 실적 급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올 상반기말 연결 기준 3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순차입금/EBITDA가 8.6배로 급증한 배경이다. 2019년말 3.8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반년 사이 2배 이상 악화된 수치다.

◇면세 사업 확장, 전망 '먹구름'…실적 지속성 예의주시

백화점 기업의 경우 면세 사업의 실적 추이도 관전 포인트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등은 최근 수년간 면세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해 성장을 도모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자 면세점의 영업손실 규모는 나날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면세점 부문의 영업손실은 각각 14억원, 61억원 수준이었다.

장기적으론 포스크 코로나 시대의 실적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대면 문화 확대로 온라인 소비가 완연히 자리잡을 경우 비교적 선방했던 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됐던 올 상반기 수준의 실적이 이후 구조적으로 정착할 경우 현재 수준의 등급을 유지하는 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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