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리츠 제도개선 딜레마]특정금전신탁, 길 열렸지만…공모해석 '제각각'자산 30% 미만 투자시, 등록요건 놓고 '설왕설래'
신민규 기자공개 2020-10-19 09:14:37
[편집자주]
공모리츠 하나 만들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활성화 방안이 나온지 수년이 흘렀지만 현업 실무진 사이에선 극도로 회피하고 싶은 영역으로 통한다. 소관부처가 이원화돼 있는 태생적인 문제부터 제도 곳곳에 '디테일의 악마'가 숨어있어서다. 시장의 90% 이상이 사모 일색인 이유이기도 하다. 더벨이 공모리츠 활성화의 어려움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4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리츠(REITs) 투자 길은 2년전 리츠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열렸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리츠를 투자하려면 주식매입 방법 밖에 없어 다른 길도 터주자는 취지였다.실전에선 생각처럼 쉽지 않다. 특정금전신탁 자금이 기대만큼 모이지 않았을 때 등록요건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놓고 부처마다 유권해석을 달리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에서 특정금전신탁에 대한 증권신고서를 내주지 않으면 국토교통부가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없는 문제도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2018년 12월 '리츠 공모·상장 활성화 방안'을 통해 특정금전신탁으로 리츠에 투자하는 경우 해당 리츠는 공모의무에 예외를 둔다고 밝혔다. 개인들의 리츠 투자방법이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업계 애로사항이 반영됐다.
리츠 업계에선 반색할만한 뉴스였다. 규제완화 조치대로라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리츠 자산의 30%를 투자하면 리츠 등록절차를 밟을 수 있다. 등록절차를 통하면 20일 이내 등록여부도 통지받을 수 있는 게 원칙이다. 은행권 특정금전신탁 중심으로 자금모집 성공사례가 줄을 잇기도 했다.
일종의 패스트트랙처럼 여겨졌던 길이지만 현업에선 종종 애매한 상황에 노출되기도 한다. 은행권 판매채널을 잡지 못했을 때 부득이 증권을 거쳐야 하는 경우도 있고 이로 인해 모집자금이 기대치를 밑돌 때가 발생한다.
위탁관리 리츠는 등록요건의 하나로 '국민연금공단이나 제14조의8제3항제1호에 따른 주주가 단독이나 공동으로 발행주식의 100분의 30이상 취득할 것'으로 정해놨다.
이 조항의 해석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부처간 이견이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에서는 특정금전신탁 자금이 30%를 밑돌더라도 이를 등록취소 사유로 보진 않았다. 부동산투자회사법상 공모 청약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등록절차는 유지하되 추후 공모자금을 기준치대로 확대하면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반면 금융감독원에서는 리츠 발행주식의 30%를 밑돌면 특정금전신탁 증권신고서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관철하고 있다. 등록 여부를 떠나 신고서가 나오지 않으면 추후 절차를 진행할 수 없어 자동으로 등록이 어려워진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등록절차라 하더라도 통제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 셈이다.
등록절차를 밟지 못하면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는 인가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공모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6개월 내 다시 공모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는 다시 판매채널에 대한 금융비용의 문제로 이어지게 된다. 최종적으로 리츠 투자자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꼴이다.
시장에선 이같은 부처간 이견마저 일관된 판단이 아니라는 점을 더 애매해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들어 담당 사무관과 국장, 과장 등이 모두 교체됐다. 이전까지 등록유지 입장을 관철했던 사무관이더라도 바뀐 사무관이 해석을 달리하면 기댈 구석이 전혀 없어지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공모는 금융당국 소관, 리츠는 국토부 소관이다보니 둘의 시각이 같으면 문제가 없지만, 실제 심사절차에선 입장이 다른 경우가 있다"며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리츠를 밀고 있어도 실제로는 컨트롤을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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